ETRI, 세계 최고의 방송 간섭전파 제거기술 개발

북미 지상파 표준인 'ATSC 3.0 동일채널 중계기' 세계 첫 개발
방송전파 음영지역 해소 및 고화질 방송 인프라 확보에 큰 도움

정기홍 승인 2020.09.09 10:12 의견 0

국내 연구진이 방송전파가 도달하지 않는 음영지역을 해소하고, 방송 구역을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중계기를 개발했다. 고화질 UHD 방송의 인프라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ETRI가 구축한 UHD 방송신호 측정 차량 외관.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ATSC 3.0 송신기 및 전문가용 수신기를 개발한 데 이어, 북미 지상파 표준인 ATSC 3.0 동일채널 중계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중계기는 송신소의 전파를 증폭해 재송신하는 방식으로, 산이나 건물 등에 의해 전파가 차단되는 지역에 설치해 방송 시청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다.

 

우리나라는 향후 ATSC 3.0 기반의 UHD 전국 방송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전국 단위 UHD 방송시설 인프라 및 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대규모 UHD 중계기 구축 사업 투자가 진행될 전망이다.

 

또 북중미지역(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UHD 지상파 방송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음영지역 해소 및 방송구역 확장에 필수적인 동일채널 중계기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중계기는 간섭을 피하기 위해 송신소의 주파수와 다른 주파수로 신호를 중계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동일채널 중계기는 송신소와 동일한 주파수로 중계 신호를 재송신할 수 있다. 또 주파수 이용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간섭신호를 제거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동일채널 중계기는 6개의 안테나를 사용해 자동으로 필요한 신호는 증폭하고 간섭신호는 억제하는 적응형 배열 안테나 기술을 적용, 송수신 안테나 사이의 격리도를 현저히 증가시켜 중계기의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전파를 동시에 송·수신하는 중계기의 특성상 송신 안테나와 수신 안테나 사이의 간격이 충분하지 않거나 격리도가 낮은 경우 발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발생하는 간섭 신호를 차단하기 위해 피드백된 신호를 제거하는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이 중계기는 중계기 성능의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간섭신호 제거능력이 28dB인 것으로 드러났다. 출력신호 품질 지표인 입출력 MER 차이도 3dB 이내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송신소와 중계기 사이의 전송 채널에 의해 왜곡된 신호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기술을 통해 주변 환경이 열악한 중계소도 고품질 신호를 중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계기 기술은 지난 6월 KBS인증센터의 인증을 취득했고 현재 실증을 위해 방송 음영지역의 KBS중계소에 설치해 운용 중이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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