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인문학 이야기

조용수 승인 2017.12.25 13:43 의견 0

발효 ‘fermentation’는 라틴어의 ‘끓는다 (fervere)’에서 유래된 것으로 효모의 알코올발효시 발생하는 탄산가스에 의해서 거품이 일게 되는 현상을 나타낸 것으로 추측된다. 알코올발효는 알코올음료나 빵을 만들기 위해 원시시대부터 인류가 이용해 온 자연현상이다.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음식물의 보관이나 저장 시 자연적으로 발효되어 술이 되거나 원시 형태의 치즈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writer _최덕용(한국전통발효식품생산자협회장) 


Humanities of Frmentation
 
발효 인문학 이야기 

BC 2400년경 이집트 왕의 묘인 피라미드 내부 벽면에 맥주와 빵을 만드는 과정이 그려져 있고 수메르인 유적에는 16종의 맥주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성경의 구약 창세기 편에 손님에게 엉긴 젖을 대접하였다는 내용이 나오며 3000년 전 중국에서는 피부병의 치료에 곰팡이가 핀 두부를 사용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帝王韻紀(제왕운기)’의 동명성왕 건국담에 술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이처럼 발효식품은 미생물의 존재가 알려지기 오래전인 수천년 전부터 식품이나 주류의 제조에 이용되어 왔다. 하지만 발효현상은 19세기에 들어 미생물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전통 발효음식은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그럼 창의성 발달과 발효음식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기로 하자.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물리적 환경을 꾸미는 것 외에 나름의 생활습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맨프레드 아이겐은 거의 매일 아침, 피아노 앞에 앉아 모차르트를 연주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작가인 매들린 렝글도 역시 그렇다. 마크 스트랜드는 개를 산책시키고 정원을 돌본다. 여러 환경단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헤이즐 핸더슨은 정원을 돌보고 산책을 하면서 정신을 맑게 한다. 어떤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어떤 사람은 소설을 읽고, 어떤 사람은 요리를 하고, 수영을 하기도 한다. 생활습관에도 정도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아무렇게나 하루를 시작하거나 일과를 외부적인 요구에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창의적인 인물들은 자고 먹고 일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자신의 리듬을 찾아내고, 다른 유혹이 있어도 그것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들은 편안한 옷을 입고,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만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만 한다. 물론 그런 습관들로 인해 그들이 반드시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고, 괴팍하고 어울리기 힘든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개인적인 생활습관은 외부적인 요구에서 벗어나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창의적인 인물들 중 일부는 극도로 엄격한 시간표를 갖고 있어서 2개월 후 화요일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에 할 일까지 미리 알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지나치게 느슨해서 오늘 할 일이 뭔지조차 모른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표가 엄격한지 탄력적인지가 아니라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프리먼 다이슨과 배리 코모너는 매 10년마다 중요한 목표를 변경해서 나태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을 통해 한 우물을 파는 것으로 완벽한 만족을 얻는다. 결론적으로 어느 시점에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작은 우주와 조화되도록 주변 환경과 생활습관과 시간표를 만드는 것이다. 만일 헤이리 예술마을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지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기구한 운명에 의해 시베리아 강제수용소로 던져지는 시련이 닥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환경에서도 중요한 것은 의식의 흐름을 외부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찾고, 또한 외부적인 조건들을 어느 정도 그 리듬에 맞게 변형시키는 능력이다.


시공과의 조화 속에서 우리는 각자 고유한 존재방식과 우주에 대한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으로부터 참신한 사고와 활동이 보다 수월하게 이어진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다.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곳에 우리 자신의 욕구와 취향을 반영해보자. 집중적인 활동에 몰입할 수 있고 새로움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게 하자.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들은 스스로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그 시간표가 우리 자신의 리듬에 얼마나 적합한지 생각해보자. 일과 휴식, 사색과 활동, 혼자 있거나 사람들과 함께 있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이 언제인지 알아보자. 조화롭고 의미 있는 시공의 환경을 창조하면 좀 더 창의적이 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개성을 반영하는 삶, 지루하지 않으면서 안정된 삶, 성숙한 인간의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산다고 해서 누구나 역사에 남는 창의적인 인물이 될 수는 없다.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창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여러 조건들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예를 들어, 행운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전인자를 갖추고, 적절한 가정에서, 적절한 역사적 시기에 태어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어떤 영역을 습득하지 않는다면 재능을 발휘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콩고인이 위대한 스키선수가 될 수 있을까? 핵물리학에 기여할 수 있었던 파푸아인이 있었던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현장의 도움이 없다면 아무리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라도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창의성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라도 창의적인 삶을 사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궁극적인 행복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삶을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창의적인 것이 발효음식의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고 발전시키리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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