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업 1위 한샘 판다

IMM PE와 '경영권 매각' 협상
급성장 한샘, 승계 해법 못 찾아
"몸값 뛴 지금이 매각 적기"

강동훈 승인 2021.07.14 11:49 | 최종 수정 2021.12.13 13:30 의견 0

국내 1위의 종합 가구 인테리어 업체 한샘이 매물로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은 13일 투자은행(IB)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한샘의 조창걸 회장(15.45%)과 특수관계자 지분 30.21%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 놓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고 회사가 직접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협상 중이다.

한샘 측은 주당 매각가를 약 25만 원을 희망하는데 이를 거래 주식 수로 환산하면 약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한샘 주가(13일 종가 기준)가 11만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두배가 넘는다.

IMM PE의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IMM PE가 지난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를 활용할 계획이다.

한샘은 2년 반 전에도 글로벌 PEF 칼라일, 국내 PEF MBK파트너스와 CJ 등 대기업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1973년 설립된 한샘은 부엌 가구와 인테리어 물품의 제조·유통을 중심으로 한 홈인테리어 분야전문 기업이다. 2002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2조 674억 원의 매출과 9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은 51년 전인 지난 1970년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싱크대 등 현대식 부엌가구를 파는 7평 매장으로 창업했다. 아궁이 부엌이 대세였던 때다. 이어 1980년대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개발 붐과 맞물리면서 현대식 입식 부엌 열풍으로 이어져 소위 말해 떼돈을 벌었다.

한샘은 이 호기를 타고 1986년 부엌가구 업계 1위에 올라섰다. 1997년 외환위기 때는 역발상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도약했다. 2002년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해 인테리어 시장으로 저변을 넓히며 2013년 국내 가구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 2017년에는 매출 2조 원을 달성하면서 국내 인테리어·가구를 대표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인테리어 시장의 특수로 한샘의 성장성은 밝다고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영향으로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주택 거래가 여의치 않게 되자 차라리 집을 고쳐서 살자는 분위기가 생겼고, 낡고 오래된 저가 아파트라를 사서 인테리어를 한 뒤 살려는 트렌드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재택근무 등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자 ‘집 꾸미기(홈퍼니싱)’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등 유지 보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조 7950억 원에서 오는 2030년 14조 723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7% 급증한 2조 674억 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2조 원 클럽에 복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2% 상승했다.

온라인 가구 시장의 성장도 가파르다.

IMM이 인수를 하면 단숨에 온·오프라인 가구 시장 지배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M 계열사인 IMM인베는 온라인 가구 판매 플랫폼 기업인 오하임아이엔티의 대주주다. 20~30대를 중심으로 온라인을 통해 가구를 구입하는 수요가 늘면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78억 원으로 전년(193억 원) 대비 44% 늘었다.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82세다. 외아들은 2012년 사망했고 손자는 아직 10대다. 또한 평소 적임자가 아니면 누구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지론도 가지고 있다. 외적으로는 올해 초 경찰로부터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를 받았다. 이런 요인들이 매각 결정을 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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