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책, 면도날까지…구독경제로 통한다

강하늘 승인 2021.03.08 22:50 | 최종 수정 2021.11.19 21:18 의견 0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 분위기가 1년을 넘기면서 구독경제 시장이 다양화해지고 있다.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란 소비자가 일정 기간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을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념이다.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권한을 부여받는다. 소유하기에 부담스러웠던 가격이 권한으로 변화할 때 다소 싸지면서 고객들이 합리성과 효율성을 느낄 수 있다.

이 경제 모델이 과거에는 주로 멜론, 지니 등의 음원 사이트에서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의 형태로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영화, 식품, 생필품, 이동 수단 등 여러 방면에서 적용되고 있다.

기업은 이용자들이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한다. 정기결제 이전에 무료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특정 인원 이상이 함께 사용하면 싼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소비자들은 더 만족스럽고 다양한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또 언제나 쉽게 해지할 수 있고 고정적 지출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기업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수요를 예측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경영 관리를 할 수 있다. 수입도 고정적으로 확보 가능하다.

구독경제가 완숙기에 접어드는 곳은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을 포함하는 OTT 플랫폼이다.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감상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의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어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 수는 지난해 11월 1억 95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OTT 시장 점유율도 벌써 40%다.

요즘은 일상에서 구독경제 품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햄버거 브랜드인 버거킹은 매달 4900원을 지불하면 30잔의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는 커피 구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에서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10만 권 이상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이모티콘 플러스’라는 월정액 서비스를 도입하며 모든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세웠다.

해외 기업은 우리보다 앞서 더 많은 상품이 구독경제 영역에 들어와있다.

미국의 면도기 배송서비스 회사인 달러 셰이브 클럽은 매달 싼 가격에 면도날을 배송해준다.

핀란드에서는 윔(whim)이란 서비스를 도입해 구독료만 내면 각종 대중교통과 개인교통수단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해 세계 구독경제 시장이 5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구독경제가 갖춰야 할 구색이 있다. 기업은 소비자층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 개개인에게 맞추어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구독경제의 핵심이 가심비, 즉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인 만큼 심리적인 데이터를 이용하며 소비자 지향적인 서비스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구독경제 시장이 커지는 만큼 플랫폼 역할을 다하려면 구독경제와 관련한 표준 약관과 이에 대한 관리 및 감독도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구독 신청부터 해지, 환불 절차까지 모두 안전하게 설계돼야 한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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