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상 인간', MZ세대 업고 콘텐츠업계 흔든다

코로나 속 시공간 제약없어 관련 시장 급증

정기홍 승인 2021.09.04 12:36 | 최종 수정 2022.03.13 12:58 의견 0

코로나의 장기화와 함께 찾아온 메타버스 붐을 타고 가상 인간(아바타)이 콘텐츠에서부터 게임, 금융 분야 등 산업계 전반에 파고들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소통과 소비, 엔터 등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가 합쳐진 단어다. 이 공간에서 아바타와 같은 가상 인간이 활동한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비대면 업계나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중심으로 커머스 영역을 확대하더니 최근엔 일반 기업들도 앞다퉈 바짝 챙기고 있다. 이 단어가 낯선 중년층이라면 '현대판 싸이월드의 아바타'가 돌아온 격으로 이해하면 된다.

▲ 인기를 끄는 가상 인간 '로지'.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게임 업계다. 이미 MZ세대를 타깃으로 메타버스와 가상 인간을 적극 활용 중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에 출생한 Z세대 통칭하는 것으로 게임을 즐겨 가상 인간과 친숙하다.

CJ ENM은 적극적으로 버추얼(가상) IP(지적재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에이펀인터랙티브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디지털 가상 인간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등 기술적으로 앞선 나라에서는 이미 가상 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상당한 수준으로 자리잡아 당연히 관련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CJ ENM 산하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인터넷 스타를 위한 기획사)인 다이아티비도 네이버가 운영 중인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에 가상 인플루언서를 론칭했다.

넷마블은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가상 아이돌' 띄우기에 나섰다. 앞으로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가상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하는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 넷마블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넷마블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가상 공간(VR) 게임 '포커스온유'의 가상 인간인 '한유아'를 공개하며 배우와 가수로 활동할 셀러브리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백민정 스마일게이트 IP사업 담당 상무는 "가상의 인물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활약으로 대중과 접점을 늘이는 데 이점이 있다"면서 "VR 게임으로 인지도를 쌓은 한유아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 업계도 메타 버스가 SNS상에서 최상의 광고 홍보효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요즘 '광고 퀸'으로 부상한 여성 가상 인간인 '로지'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인플루언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로지는 스무두 살에 170cm의 외모를 갖췄다. 동·서양의 이미지와 자유롭고 친근한 성격으로 다가서면서 호텔, 전기차, 패션 브랜드는 물론 환경 캠페인 모델 자리까지 꿰찼다. 그녀의 광고 매출은 1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현 기술이 정교해 가상 인간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밝혀져 오히려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

▲ 가상 인간인 로지. 굿네이버스 제공

이젠 TV홈쇼핑 쇼호스트까지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이 됐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으로 가상 모델인 '루시'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가상 인간은 최근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소셜미디어인 싸이월드 속의 아바타인 '미니미' 등이, 2000년대 말에는 사이버 가수인 '아담'과 '류시아' 등이 있었다. 당시에는 일상의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아 대부분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따라서 20년 전과 현재의 가상 인간 차이는 아바타를 실존 인물과 비슷하게 만드는 기술력, 가상 인간과 거리감이 없는 MZ세대의 출현에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담과 류시아는 시도 자체는 참신했지만 당시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부족했다. 실현 가능한 형태의 기술이 나온 것이 큰 차이"라고 말했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대면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대세라면 향후 본격화할 메타버스 시대에는 실제 세계 팬덤-가상 공간-가상 휴먼IP-실제 아티스트로 이어지는 소통 형태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다수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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