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3.4조에 이베이코리아 품었다…이커머스 2위로

지분 80% 인수 계약 예정
사업구조 디지털로 전면 개편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4년간 1조 이상 투자"

강하늘 승인 2021.06.24 19:13 | 최종 수정 2022.07.28 19:39 의견 0

'온라인 강자만 살아남는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약 3조 44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 신세계는 이를 계기로 그룹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4일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 4404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는 이베이 미국 본사가 그대로 보유한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네이버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됐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로 추정된다. 유통 라이벌인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7조 6000억원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쓱닷컴) 점유율 3%(연간 거래액 3조 9200억원)를 고려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의 점유율은 15%(24조원)로 쿠팡을 앞선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270만의 유료 고객과 국내 최대 규모의 셀러(오픈마켓 판매자)를 동시에 갖추게 됐다. 네이버나 쿠팡 등과 경쟁하는 데 필요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발표 이후 예비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지만 지난 7일 실시된 본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만 참여했다.

본입찰에서 경쟁했던 롯데쇼핑은 3조원 이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당초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이뤄 본입찰에 참여했으나 네이버가 지난 22일 인수전 참여를 철회하면서 단독 인수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거래(딜)"라고 강조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풀필먼트(통합물류관리) 센터를 보유한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일 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코리아의 대규모 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국내 IT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의 IT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은 현재 15%선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에는 약 50%에 이르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61조원 규모였고 2025년에는 27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숙제도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경쟁력 자체가 예전만 못하다. 지난 2016년 점유율 18%로 이커머스 업계 1위였지만 네이버와 쿠팡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우수 셀러의 상당수가 네이버, 쿠팡 등에도 입점해 있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와 통합을 제대로 끌어내야 한다.

이베이 미국 본사는 2001년 옥션 지분 50%+10주를 1억 2000만달러(약 1506억원)에 인수하며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20년 만에 사실상 물러나게 됐다.

이베이는 2008년 인터파크로부터 G마켓 주식 67%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1조 400억원에 인수했고 2013년에는 G9 운영을 시작했다.

한편 신세계는 올해 두 번째 대형 인수합병을 했다. 올해 초 SK그룹에서 야구단(SSG랜더스)을 사들인 데 이어 이베이 인수까지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1위인 네이버와는 올해 초 주식 교환으로 동맹 관계를 맺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