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에서 배우는 지혜] 이대도강(李代桃僵)

정기홍 승인 2021.06.28 18:32 | 최종 수정 2022.01.19 15:34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사자성어에서 지식을 깨치는 한편으로, 지혜를 배우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사자성어가 던지는 생활 지혜는 결코 무시하지 못합니다. 너무 길지 않게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로 요즘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자두와 복숭아와 관련한 사자성어를 살펴보겠습니다.

▲ 나무에 달린 복숭아. 충북 옥천 광일농원 홈페이지 캡처

▲ 자두

'이대도강(李代桃僵)'입니다. 오얏 리(李), 대신할 대(代), 복숭아 도(桃), 넘어질 강(僵).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넘어진다'는 뜻으로, 작은 손해를 보는 대신 큰 승리를 거두는 것입니다.

복숭아와 자두 모두 맛있는 과일이지만 자두나무를 쓰러뜨려 복숭아나무를 살리는 전략입니다. 복숭아가 자두보다 크고 맛이 있습니다.

이 성어는 중국 고대~중세의 악부시를 모은 '악부시집(樂府詩集)'에 실린 '계명(鷄鳴)' 시에서 유래됐습니다.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벌레에 갉아먹혀 희생하는 것을 형제간의 우애에 빗대 읊었습니다.

'복숭아나무는 우물가에서 자라고(桃生露井上), 자두나무는 그 옆에서 자랐네(李樹生桃旁). 벌레가 복숭아나무 뿌리를 갉아먹으니(蟲來齧桃根), 자두나무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 죽었네(李樹代桃僵). 나무들도 대신 희생하거늘(樹木身相代), 형제는 또 서로를 잊는구나(兄弟還相忘)'

참고로 오래 전에 복숭아와 자두를 같은 밭에서 키워봤는데, 자두 쪽에 벌레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이대도강은 '나의 살을 베서 내주고 적의 뼈를 취한다'는 육참골단(肉斬骨斷)과도 상통합니다. 고기 육(肉), 벨 참(斬), 뼈 골(骨), 끊을 단(斷).

승부에서는 서로의 장단점을 비교해 장점과 단점을 잘 구사해야 이기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위의 '이대도강'과 '육참골단'은 어느 하나를 희생해 이기는 전략입니다.

사례를 들겠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말기에 제(齊)나라의 대장군인 전기(田忌)는 왕자들과 가끔 마차경주 내기를 했다고 합니다.

전기의 부하인 손빈이란 자가 마차를 끄는 말에 상중하 등급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전기에게 조언을 합니다.

"장군의 하등급 말을 상대의 상등급 말과 겨루게 하고, 상등급 말을 상대의 중등급 말과 겨루게 하며, 중등급 말을 상대의 하등급 말과 겨루게 하십시오."

손빈이 사용한 이 계책이 이대도강이요, 2대 1 승리를 하자는 것이지요. 즉, 하등급 말이 상등급 말과 겨루면 지겠지만 다른 두 번은 이길 확률이 크기에 승리 전략으로 택한 겁니다.

복숭아와 자두와 관련해 좋은 의미의 사자성어를 보겠습니다.

생소한 성어인데 '도리성혜(桃李成蹊)'입니다. 복숭아 도(桃), 오얏 리(李), 이룰 성(成), 좁은길 혜(蹊).

중국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의 '이장군 열전'에서 나오는 '도리불신(桃李不言) 하자성혜(下自成蹊)'을 줄인 말입니다. '복숭아와 자두는 말이 없지만, 꽃이 예쁘고 열매도 맛이 있어 오라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아와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덕이 있는 사람 곁에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입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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