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동영상 트래픽 1/4 차지한 스트리밍 플랫폼 포식자 '넷플릭스'

이상훈 승인 2019.03.02 10:05 의견 0

▲ 넷플릭스는 전 세계 인터넷 동영상 트래픽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커진 플랫폼이다. [출처: 넷플릭스] 

 

 

[플랫폼뉴스 이상훈 기자] 앱 시장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밝힌 3월 기준 추정 넷플릭스(Netflix) 국내 유료 이용자 수는 약 153만 명이다. 결제금액으로는 200억 원에 달하는 정도다. 넷플릭스 인지도와 비교하면 사용자 수나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좀비 드라마 <킹덤>의 제작비가 편당 15~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제작비를 아낌 없이 투입했다. 넷플릭스의 자금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현재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 1억4000만 명 이상을 보유했다. 지난해에만 총 29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했다. 평균 10달러 안팎의 월 이용료만 내면 넷플릭스가 판권을 사들이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한국 콘텐츠 부족 문제도 2016년 기준 누적 60여 편에서 2017년 100여 편으로, 그리고 2018년에는 550여 편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시간이 걸릴 뿐 머잖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대 히트 드라마였던 <미스터 선샤인>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은 넷플릭스가 일찌감치 방영권을 사들여 넷플릭스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었다. 


또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하는 수많은 독점작들도 넷플릭스 사용자 확대를 부추긴다. <폴라>, <버드박스>, <서던리치: 소멸의 땅>, <옥자> 같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부터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기묘한 이야기>, <블랙 미러>, <나르코스> 등 수많은 드라마들까지 월 1만 원 정도면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그야말로 박리다매, 동영상 콘텐츠 계의 '다이소'라 부를 만하다. 

 

넷플릭스 한국 진출 후 지상파 방송 매출 감소


넷플릭스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케이블TV 채널이 증가하고 동영상 콘텐츠를 TV 수상기로만 즐기지 않고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즐기는 OTT(Over The Top) 인구수가 증가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매출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방송의 매출은 총 3조68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이통 3사가 제공하는 OTT 서비스인 '올레tv모바일(KT)', 'U+비디오퍼털(LG유플러스)', '옥수수(SK텔레콤'도 가입자 수가 각각 700만~900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추가 과금을 하는 가입자 수는 10%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수적으로 넷플릭스와 경쟁이 되지 않으니 굳이 유료 결제를 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콘텐츠 수와 더불어 저렴한 가격에 있다. 기본적으로 누구든 회원가입을 하면 1개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1개월간 넷플릭스를 이용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해지하라는 것이다. 해지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고객센터도 없다. 사이트에 접속해 해지하기만 누르면 과금되지 않는다. 


또 1만45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UHD 화질로 총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딱히 한 계정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든, PC든, 혹은 스마트TV에서든 최대 4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가족끼리 함께 시청하거나 '4flix.co.kr' 같은 넷플릭스 팬사이트에서 함께 이용하고 비용을 나누는 파티원 모집도 발생한다. 1만4500원짜리 요금제로 각각 4명이 비용을 나눈다면 1인당 한 달 이용료는 3625원으로 뚝 떨어진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 한 잔 값 밖에 안 되는 셈이다. 

 

넷플릭스, 전 세계 동영상 트래픽 1/4 사용


하지만 이런 넷플릭스의 빠른 확장은 다른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트래픽 등을 조사하는 '샌드바인(Sandvine)'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전 세계 인터넷 대역의 15% 정도를 혼자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다시 동영상 스트리밍 트래픽 점유율만으로 변경하면 넷플릭스가 26.6%가 된다. 전 세계 18억 명이 로그인해 이용하는 유튜브조차 21.3%로 2위에 그쳤다. 

 

▲ SK브로드밴드는 자사 OTT 서비스 '옥수수'와 푹(pooq)을 더해 넷플릭스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 [출처: 콘텐츠연합플랫폼] 

 


넷플릭스가 데이터 트래픽을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니 통신망을 공급하는 이통3사로서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현재 콘텐츠 공급자(CP)인 넷플릭스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같은 망 공급자에 비용 지불 없이 무임승차 하고 있다. 이통 3사는 넷플릭스가 유료사업자인 만큼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이 당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KT, SK브로드밴드와 달리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통사 중 독점 공급받는 조건으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했고, 이에 놀란 SK텔레콤은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의 지분 30%를 인수하며 자사 OTT 서비스 '옥수수'와 서비스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 넷플릭스와 유사한 과금 시스템, 국산 영화·드라마의 강점을 간직한 '왓챠플레이' [출처: 왓챠플레이] 

 


푹과 옥수수의 합병이 넷플릭스의 경쟁상대로 떠오를지에 대한 판단을 뒤로 하고, 이미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모델의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가 성업 중이다. 왓챠플레이는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김범수 의장이 설립한 카카오벤처스의 1호 투자 기업이다. 


왓챠플레이는 4억개의 평가 기반 콘텐츠 추천 엔진을 통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알맞게 큐레이션해 준다. 모바일~PC, TV와 크롬캐스트 등을 통해 월 7900원으로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왓챠 역시 첫 한 달 동안은 무료로 체험할 수 있고 넷플릭스보다 국내 드라마와 영화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왕좌의 게임>,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으로 유명한 HBO와도 제휴돼 있어 넷플릭스에 없는 미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CJ ENM이 제공하는 OTT 서비스 티빙(tiving)은 tvN, 엠넷, 올리브 채널 등 자체 콘텐츠를 중심으로 2030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CJ ENM은 타이젠 운영체계(OS)와 웹 OS 버전 티빙 앱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사용자와 스마트 TV 사용자 확보에 박자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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