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혜택 없애는 T맵·카카오T에 "플랫폼 횡포" 고조

"공짜 서비스로 시장 장악 후 유료 수순"

강하늘 승인 2021.03.19 10:37 | 최종 수정 2022.01.03 19:05 의견 0

국내 대표적인 모빌리터 플랫폼인 T맵과 카카오T가 최근 새로운 정책과 요금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법 때문이라거나 고객 혜택 증대가 목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 플랫폼 사업자로서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에서 분사한 티맵모빌리티는 T맵의 데이터 요금 무과금 혜택(제로 레이팅)을 종료하기로 하고 이를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회사 측은 "T맵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SKT에서 티맵모빌리티로 이관되면서 공정거래법상 SKT에서 T맵에 제로 레이팅 혜택을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6개월간 기존 T맵 사용자에게 데이터 100MB를 추가 제공한다고 했다.

SKT에 따르면 서비스 가입 사용자가 T맵으로 쓰는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8MB 정도다. 이는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 10GB 정도에 비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월간 이용자 수 1300만명, 시장 점유율 70%인 T맵의 이번 조치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컸다.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활용해 서비스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내비게이션을 많이 쓰는 운수업 종사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루 종일 내비게이션을 켜놓는 이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으면 자칫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카카오T도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월정액을 내면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택시 기사가 월 9만 9000원을 내면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해주는 요금제다.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 지도로 콜이 많은 곳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자사의 가맹 택시에 배차를 우대하는 '콜 몰아주기'라며 불만을 내세우고 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호출 중개 서비스를 유료화기 위한 수순으로 이 서비스를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카카오가 타다, 우버 등 주요 가맹택시 사업자에게 유료 제휴를 제안한 것과 맞물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들 업체가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모아 시장을 장악한 뒤 유료로 전환하는 플랫폼 업체의 전형적인 지위 남용으로 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기업 서비스 업체는) 손실을 감수하면서 일단 무료로 서비스하고 그간 수집한 고객의 개인정보 빅테이터를 활용해 시장을 장악한 뒤 이어 유료화한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고 후발 주자가 못 들어오는 전략을 펼친다"면서 "결국엔 경쟁 아닌 독과점이 되고 이용자들은 데이터 사용 뿐 아니라 가입비, 접속비 등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플랫폼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 이를 무기로 유료화를 강행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 5G 부가 서비스 및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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