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점포의 고민…“2개 결제하고 5개 가져가”

강하늘 승인 2021.09.22 09:45 | 최종 수정 2021.12.11 12:37 의견 0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인건비 상승으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늘면서 절도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22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회원 수가 83만명인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학생이 들어와 키오스크 위에 설치한 CCTV 내장 메모리 칩을 빼고 과자를 훔쳐갔다” “일부러 계산 실수를 하는 손님들이 있다”는 등 점포주들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과 부산의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돌며 키오스크를 부수고 현금을 훔친 10대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전국 아이스크림 할인점 수는 약 4000곳으로, 이 가운데 70~80%가 무인 점포다.

손님들은 이들 점포에서 구매 상품을 키오스크(무인자동주문기기)로 가져와 바코드를 찍고 결제해야 한다.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에는 별도의 출입통제 장치나 진열대 잠금 장치가 없다. 대신 폐쇄회로(CC)TV가 매장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일반 다른 무인 판매장과 구조가 다르고, 보안 시스템이 대체로 허술하다. CCTV만으로는 절도 범죄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보안 시스템의 결이 다른 무인 시스템을 접목하고 있는 편의점 업계도 나름의 고민을 갖고 있다.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무인점포는 현재 900여곳에 달한다. 대부분의 점포는 하이브리드형 무인 편의점으로, 주간에는 직원이 상주하다가 야간 등 일정 시간대에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이들 무인 편의점은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달리 체크·신용카드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본인 인증을 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결제를 하지 않고 물건을 가져가면 막을 순 없다. 다만 체크는 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매장보다 보안이 훨씬 좋다. 안면인식 기술, 선반 무게 센서 등을 도입한 스마트 무인점포를 시범운영 중이다. 상용화 전 단계 수준이다.

정부로부터 무인주류판매 시스템을 승인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AI 무인주류판매장을 오픈한 도시공유플랫폼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매장의 보안 시스템과 달리 보안이 완벽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의 보안 인증 시스템은 손님의 얼굴을 기기가 인식하면 출입문이 열리고, AI가 딥러닝으로 상품을 자동 인지해 별도의 결제 없이 상품을 갖고 나가면 자동 과금된다.

하지만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대부분이 소규모 점포여서 보안 강화를 위한 설비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절도로 인한 로스(손실)율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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