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란젓 원조는 일본?
부산 동구청 "품삯으로 받은 부산물로 담가"
'명란한 동구'사업으로 바로잡기 나서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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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8 10:42 | 최종 수정 2021.12.25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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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란젓의 원조는 일본이 아닌 한국이다"
부산 동구청이 명란젓을 일본 대표음식으로 알고 있는 사실에 "아니다"라고 못박고 홍보에 나섰다.
명란젓은 명태알을 소금에 절여 담근 젓갈이다. 생으로 먹지만 익히거나 구워서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동구청의 입장을 들어 보자.
명란젓의 기원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맥을 함께한다.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 이후 일본인들은 조선의 개항장에 들어와 장사를 하며 부산 등지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인에 고용돼 일하던 전국의 항구 노동자들은 품삯 대신 알, 아가미 등 부산물을 임금으로 받았고 이를 젓갈로 담가 먹었다. 명란젓이 부산에서 유명해진 것도 당시 부산항에서 일하던 많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담근 명란젓을 즐겨먹으면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과 조선의 내륙 무역의 중계지였던 부산에는 전국 각지의 특산물이 집결했고, 함경남도 원산의 명태가 국내 최대 명태 공급 창고였던 동구 초량동 남선창고에 모인 뒤 전국으로 유통됐다고 한다.
그러던 중 부산에서 태어난 일본인 카와하라 도시오 씨가 동구 초량시장에서 명란젓을 맛보게 된다. 광복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명란젓 맛을 잊지 못해 직접 담가 먹었다고 한다. 이후 카와하라 씨는 명란젓을 상품화 해 팔기 시작, 현재 일본 최대 명란젓 기업인 '후쿠야'를 설립했다.
한때 부산 전역을 풍미했던 명란젓 흔적은 부산항 근처인 동구 초량동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남선창고는 그중 하나다. 부산 사람에게는 '명태 고방'이란 말이 더 익숙한 곳이다. 부산 최초의 근대적 물류창고였지만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동구청은 늦었지만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명란을 테마로 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에 나섰다. 명란 이름을 딴 '명란한 동구' 사업이다. 명란 파스타 등 명란 요리를 할 수 있는 일일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는 등 홍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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