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서 23년간 맥줏집 운영한 사장의 쓸쓸한 죽음

'손님은 2명만,영업 9시까지' 영업제한 못 버텨

강하늘 승인 2021.09.12 18:51 의견 0

지난 1999년부터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해온 사장이 코로나 장기화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선택했다. 한 때는 장사가 잘 돼 가게가 4곳까지 늘릴 정도로 번창했지만 코로나의 장기화로 경영난과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마포에서 맥줏집(호프)을 운영해온 A(57)씨가 지난 7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가 지인에게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


경찰과 A씨의 지인 등에 따르면 고인은 1999년 마포에서 맥줏집 운영을 시작해 몇 년 새 일반 식당, 일식 주점 등 4곳으로 늘렸다. A씨는 당시 요식업계에서는 드물게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직원들에게 가게 지분을 나눠줬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2년째 이어지면서 A씨도 경영난을 겪었고 생활고에 빠지게 됐다. 매출은 절반에서 3분의 1로, 하루 10만원 아래까지 떨어졌고 영업제한 조치가 강화된 지난해 말부터는 손님이 아예 끊겼다고 한다.

운영하던 4곳의 가게는 한곳만 남기고 정리한 상태였고, 월세 1000만원과 직원 월급을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계속됐다고 알려졌다.  

 

그의 오랜 지인들은 강남의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이러려고 23년 동안 억척스럽게 장사했느냐”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20년 지기인 김모 씨는 “단체 손님을 받는 업소에 손님을 2명만, 밤 9∼10시까지만 받으라면 어떻게 장사를 하느냐”며 “탁상에 앉은 사람들은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계속 2주씩 미루는 결정만 하면 되겠지만 희생은 자영업자가 고스란히 진다”고 정부를 원망했다.
 

김씨는 “마지막에 봤을 때는 많이 야위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파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밥을 잘 못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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