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秋夕)의 유래와 풍습은?

강하늘 승인 2021.09.20 01:13 | 최종 수정 2021.10.19 14:56 의견 0

음력 8월 15일, 추석입니다.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 한가위, 팔월대보름으로도 부릅니다.

오곡백과를 막 수확하는 풍성한 절기로 설과 함께 큰 명절입니다. 일가친척이 모여 쌀로 만든 송편과 햇과일을 조상께 올리고 차례를 지낸 뒤 성묘를 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옛날 추석 땐 국민의 75%가 고향 방문길에 나설 만큼 전국의 고속도로가 정체되고 열차표가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졌지요. 신문과 방송에선 이를 '민족대이동'이라 이름 붙여 대서특필을 했지요. 아주 오랜 옛날엔 열차 난간에 매달려도 가고, 지붕에 앉아서도 고향을 찾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진풍경입니다.

암표도 극성을 부렸지요. 1971년 추석엔 평소 1450원이었던 광주행의 승차권이 3500원, 740원짜리 대전행 버스표는 4배가 넘는 3000원에 암표로 거래됐다고 합니다. 철도 공무원들이 웃돈을 받고 암표상에게 표를 넘겨 문제가 되기도 했지요. 한 공무원은 이를 통해 150여 만원을 주머니에 넣었는데 당시 말단 공무원 '5을(지금의 9급)'이 7만 6000원을 봉급으로 받았으니 꽤 큰돈이었습니다.

추석 명절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신라 때 추석이 있었던 것으로 미뤄 삼국시대 이전에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추석의 다른 말인 한가위의 한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를 나타내는데, 가위란 신라 시대 때 여인들이 실을 짜던 길쌈을 '가배(嘉排)'라고 부르다가 변한 것이라고 합니다.

嘉俳의 당시 발음이 ‘가배’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로부터 중세 한국어의 ‘ᄀᆞᄇᆡ’와 지금의 ‘(한)가위’라는 이름이 온 것으로 보입니다.

10월에 벌어지는 동명제에서 비롯됐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추석 풍습은 한복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 토란국 등 음식을 장만해 추수를 감사하는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즐겁게 보냅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과도 음식을 나누어 먹어 "일년 열두 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추석날 널뛰기, 제기차기, 윷놀이, 씨름, 길쌈, 소싸움, 닭싸움, 강강술래, 달맞이 등의 놀이를 하면 하루를 즐깁니다.

농악을 즐기고 마을 사람끼리 편을 가르거나 다른 마을 사람과 줄다리기를 합니다. 잔디밭이나 모래밭에서는 씨름판이 벌어지는데 이긴 사람은 장사(壯士)라고 해 송아지, 쌀, 광목 등을 주었지요.

전남 서해안 지방에서는 추석 보름달이 뜰 무렵 부녀자들이 공터에 모여 강강술래를 했으며 닭싸움·소싸움도 즐겼습니다.

밤에 뜬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것은 예부터 전해지는 전통이기도 하고요.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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