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병라인 언제 풀릴까"…김포의 골드라인 분통

강동훈 승인 2021.02.01 13:23 | 최종 수정 2021.12.17 15:30 의견 0

'내부 좁은 경전철 객차 달랑 두개, 출퇴근 땐 지옥철'

경기 양촌역~서울 김포공항역을 잇는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임계점에 접근했다. 혼잡률이 무려 280%다. 안전사고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은 출퇴근 시간대면 혼잡도가 심각하다.

에스컬레이터나 승강장 모두 콩나물시루를 보듯 발을 디딜 틈이 없다. 이곳 만큼은 코로나 방역수칙 '앞뒤 승객 간 2m 간격'은 지켜질 수가 없다. 한겨울인데도 차량 안도 후끈하다. 휴대용 선풍기를 갖고 다니는 승객이 자주 눈에 띈다.

김포골드라인 이용객은 1편성에 400명을 훌쩍 넘기는데 열차는1편성(2량·최대 수용 300명)에 불과하다. 당연히 2량인 객차를 늘리라는 민원이 빗발친다. 하지만 김포시는 “배차 간격을 좁히는 것 말고는 당장 구할 방법이 없다”며 하늘만 쳐다본다. 배차를 늘리는 것도 객차 주문 후 투입까지 3년이나 걸린다.

불만이 빗발치자 정하영 시장이 1일 현장에 나와 “광역철도만이 김포 교통문제 해결”이라며 당장의 해결책과는 거리가 먼 멘트만 하고 현장을 떴다. 실제 김포시가 해결할 능력이 있지도 않다. 설계 당시 수요 예측을 잘못했다는 비난만 난무할뿐이다.

김포도시철도 홈페이지 캡처

◇ 인구 증가 예측 잘못…2량 경전철로 감당 안돼

지난 2019년 9월 개통한 김포골드라인은 김포 양촌읍에 있는 양촌역에서 김포 시가지를 관통해 서울 김포공항역까지 이어진다. 하루 평균 6만여 명이 이용한다.

전철 1개 편성(2량)당 수용가능 승객은 최대 300명(객차 1량당 150명)이다. 일반 중전철 최대 수용 인원은 1600명이다. 5분의 1 수준이다. 수도권 도시철도 평균 이용객이 편성당 236명이지만, 김포골드라인은 출퇴근 때면 400명을 훌쩍 넘는다.

출퇴근 시간만 따지면 혼잡도가 더 격차가 커진다. 출퇴근 시간대엔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이용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역은 10개 역 중 고촌역·풍무역·김포공항역 3곳이다.

김포골드라인은 원래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 노선으로 추진됐다. 김포시는 지난 2011년 9월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 자체 예산으로 9호선 연장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타당성 부족으로 9호선 연장 대신 지하 경전철로 최종 확정됐다. 제출한 확약서 때문에 국비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예산을 줄이기 위해 기존 4량에서 2량으로 편성을 줄인 것이 지옥철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포골드라인 계획 당시인 2012년 김포 인구는 28만 7000여명이었다. 2019년 43만 7221명, 지난해에는 47만 3970명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한강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가 개발된 데다 서울의 아파트 값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싼 김포로 사람이 몰렸다. 인구 증가를 감안하지 않은 엉터리 수요 예측이란 비판이 여기에서 나온다.

◇ 역사 확장은 불가능…GTX 유치에 사활

김포골드라인 혼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현재 편성당 2량인 객차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역사(驛舍)를 확장해야 가능하다. 당초 지하 30~80m 대심도로 철도를 만들어 역사 증축이 어렵다. 일반 도시철도는 지하 10m 정도 판다. 김포시 관계자는 “증축 공사 시 비용이 많이 들고 퇴적층 암반지형으로 인해 공사가 어려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현재 대안으로 열차 편성을 늘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있다. 10편성(객차 20대) 노선 배차 간격을 3분으로 좁혔고, 앞으로 5편성을 더 늘려 배차 간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김포시는 다음달 10대의 차량을 추가 주문해 오는 2024년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당장 출퇴근 혼잡으로 인한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역사내 에스컬레이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김포골드라인의 이용 수요를 분산하는 길밖에 없다. 김포시는 이를 위해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D노선 유치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GTX-D노선이 유치되면 현재 김포골드라인 구래역을 이용하는 김포한강신도시 이용객 상당수가 분산될 수 있다. 또 5호선을 연장해 검단신도시와 풍무지구의 교통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김포를 또 시를 관통하는 버스전용차로를 만들어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운행을 구상 중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GTX-D노선 유치와 5호선 연장, 버스노선 신설을 위해 주변 지자체나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한 서울과 경기도, 부천시 등 관련 지자체와 국토부가 김포시의 이같은 계획에 협조할 지는 미지수다.

◇ 시장 현장 나와 "광역철도 등 대체수단 나와야"
정하영 시장은 1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양촌역에서 김포골드라인을 타고 객차내 혼잡을 경험했다. "시장도 한번 타보라"는 시민들의 강한 요청에 따른 발길이었다. 풍무역에서 내려 승차대기 중인 시민들과 의견을 나눈 뒤 김포공항역으로 이동해 환승 동선 등도 살펴봤다.

정 시장은 이날 별도로 성명을 내고 “서울지하철과 인천지하철 김포 연장, GTX-D 유치에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성명서에서 “현재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률이 280%다. 개통 후 올 1월 말까지 누적 탑승자 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매달 수천 명씩 인구가 늘어나 사우, 풍무, 고촌에서는 출퇴근 때는 전철을 탈 수도 없다”며 “2량의 1편성 경전철이다 보니 김포의 대동맥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을 만나 서울 서부지역의 교통 대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광역철도와 올림픽대로 BTX(첨단 급행버스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 김포시장 등이 1일 오전 김포골드라인 역사에서 서울지하철 연장과 GTX 유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단기 방안도 제시했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올해 5편성(차량 10량) 증차에 착수하고 2024년 말에 투입해 배차 간격을 2분대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차량 제작 기간을 감안해 출퇴근시간대에 예비차량을 투입하고 혼잡률 사전예고제, 역사에 안전요원 추가 배치로 혼잡률 완화와 안전사고 예방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근 발생한 열차 장애와 불안정한 운영을 해소하기 위해 김포골드라인의 김포시 공기업 직영을 추진하겠다”며 “서울방향 버스노선 확충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에서 검토 중인 BTX의 조기 추진을 강력히 요청해 철도이용 수요 분산은 물론 도로 교통 체증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시장은 “김포시의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광역철도의 김포 유치뿐”이라며 “서울지하철 5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의 김포연장, GTX-D 노선의 김포유치가 실현될 때 비로소 체계적인 대중교통이 완성되고 시민 여러분의 활기찬 출퇴근과 행복한 삶이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오늘 이 시간부터 국가철도망계획에 광역철도 김포 유치가 확정되도록 범시민운동을 벌일 것을 시민 여러분에게 제안한다”며 “서울지하철 5호선과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GTX-D 유치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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