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의 동행 5] 이 시간에 제발 좀...

신아연 승인 2019.03.18 07:22 의견 0

 

[플랫폼뉴스 신아연 칼럼니스트]

 

인문예술문화공간 블루더스트 치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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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제발 좀...”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 메시지를 체크하니 단체 카톡방에 누가 이렇게 올렸다. 올린 시각은 새벽 2시 15분. 바로 앞서 글을 올린 사람에게 한 마디 한 것이다. “내게 주어진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예쁘게 채워 가세요.” 새벽 두 시에 고작 그 말을 하려고.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정말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그 시간에 잠을 자고 있었을 텐데.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으면, 얼마나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었으면... 잠을 방해했다면 나도 짜증이 났겠지만, 잘 자고 일어난 터라 그에게 동정과 연민이 갔다. 옆에 있다면 이렇게 위로해 주고 싶다. 외로워하지 말고 고독해 지라고. 외로움이 가난이라면 고독은 청빈이라고. 외로움이 감옥이라면 고독은 자유라고. 외로움은 세상이 나를 버린 느낌이지만 고독은 세상과 사람 속을 나 스스로 떠난 것이라고. 외로움은 아무나 붙잡고 아무 말이나 쏟아내게 하지만 고독은 자신과 깊이깊이 사귀며 정제된 내면의 글을 쓰게 한다고.  

 

나는 단 한 마디도 안 하고 사는 날이 일주일이면 5일 이상이다. 침묵이 진짜 금이라면 세계 갑부 반열에 오르고도 남았다. 처음에는 말을 섞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딱 죽고만 싶었지만, 심연과 같은 고독은 시나브로 내게 힘을 길러 주었다. 상상력, 창의력과 같이 ‘고독력’이라는 힘은 마치 시추기처럼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참 자기’를 견인해 올린다. 혼자 있어야 진정한 자신을 만난다. 혼자 있을 수 있는 자만이 진정으로 타인과 함께 있을 수 있다. 더구나 새벽 두 시에는 갓난쟁이 빼 놓고는 누구나 혼자 있어야 한다.

 

유영상 작가의 영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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