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에도 구독경제 성큼

강동훈 승인 2021.03.21 18:28 | 최종 수정 2021.12.12 22:42 의견 0

코카콜라의 일본 법인인 코카콜라BJH는 "다음달 중순부터 자동판매기를 활용한 음료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코카콜라BJH는 일본 1위 자판기 서비스 사업자다.

자사의 전용 앱으로 월 2700엔(2만 8000원)을 결제하면 자판기에서 매일 음료수 1개를 선택해 마실 수 있다.

일본에서 음료 구독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것은 JR동일본워터비즈니스였다. 이 회사는 자판기 음료 구독 서비스인 ‘에브리패스'를 지난해 10월 선보였고, 모집 인원의 18배인 9000명이 몰려 주목을 받았다.

일본에서의 자판기 음료수 판매가는 120엔(1240원)~150엔(1560원)이다. 150엔을 기준으로 30일간 음료수를 사서 마시면 4500엔(4만 7000원)이 들지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40%를 씨게 마실 수 있다.

코카콜라가 자판기 음료수 구독 서비스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자판기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3월 이후 긴급사태선언 등으로 자판기 매출은 하락했다. 코카콜라BJH는 지난해 1~3월 기준으로 자판기 음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코카콜라BJH의 음료수 매출 40%는 자판기에서 발생된다. 일본에서 운영되는 200만대정도의 자판기 중 35%인 70만대가 코카콜라BJH의 것이다.

코카콜라BJH는 우선 전국 34만대 자판기를 통해 음료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5월까지 월 구독비의 절반인 1350엔(1만 4000원)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에서의 자판기 사업은 아직 구독보다 신선식품에 집중돼 있다. 편의점인 미니스톱은 지난해 글로벌네트웍스와 손잡고 정육과 신선식품 자판기인 '프레시스토어'를 도입했었다.

한편 국내에서는 자판기가 아닌 식품 구독 서비스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실시한 식품 구독 이용실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7.2%가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HMR) 정기배송 주문 건수는 지난해 150만 건으로 전년 대비 98만건이 증가했다. 롯데제과의 과자 구독 서비스는 1~3차 모두 완판 기록을 세웠다. 롯데제과는 향후 과자뿐 아니라 빙과류, 빵류 등을 통합한 구독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동원홈푸드도 HMR 전문 자사몰인 '더반찬&' 가입자를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올 2월 기준 더반찬& 정기구독 3종의 월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빙그레는 최근 아이스크림 끌레도르 정기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독 서비스 시작 한 달 만에 5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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