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에서 배우는 지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정기홍 승인 2021.08.12 17:14 | 최종 수정 2022.01.09 15:09 의견 0

※ 플랫폼뉴스는 사자성어에서 지식을 깨우치는 한편으로, 지혜를 배우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사자성어가 던지는 생활의 지혜는 작을지라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의 백제문화 등을 다룬 '백제본기'에서 충청도 부여와 공주에 있는 백제 궁궐들을 평한 문구입니다.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이 15년 정월에 새로운 궁궐을 지었는데 이를 일컬어 '十五年(십오년) 春正月(춘정월) 作新宮室(작신궁실) 儉而不陋(검이불루) 華而不侈(화이불치)'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를 영남대에 있던 유홍준 교수(미술 사학자)가 '나의문화답사기'에서 인용하면서 많이 알려졌습니다. 지은 궁궐의 기품이 있는 단아함과 천박하지 않은 고상함을 성찬했지요.

즉 '궁궐의 제도가 사치하면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누추하면 조정에 대한 존엄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된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한 데 이르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러운 데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란 뜻입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 쯤인 중용의 문화와 삶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자주 쓰입니다.

중간의 품격을 지키기란 어렵습니다. 우리가 쉼없이 배우는 것도 예의와 도의로 주위의 눈치를 보면서 한쪽으로 쏠리는 협량함을 떨쳐내라는 건데 배우고 나서도 이를 써먹으려면 잘 안 되지요. 작은 것에 집착하고 안목이 좁아져서 그러하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적용해 써도 괜찮겠습니다. 진지하지만 무뚝뚝하지 않고, 희희낙락 즐기지만 경박하지 않기….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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