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왜 비싸나 했더니…1조 규모 담합

담합 7개사 과징금 251억 부과
공정위 "육계협회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는 별도 조사"

강하늘 승인 2021.10.07 10:25 | 최종 수정 2021.12.10 10:31 의견 0

지난 6년간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한 7개 업체가 251억여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이 중 하림과 올품은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하림·올품·동우팜투테이블·체리부로·마니커·사조원·참프레 7개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251억 3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하림, 올품은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 7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93.2%다.


과징금 부과는 하림이 78억 74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올품 51억 7100만원, 동우팜투테이블 43억 8900만원, 체리부로 34억 7600만원, 마니커 24억 1400만원, 사조원 17억 2900만원, 참프레 8600만원 순이다.

이들 7개사는 2011년 7월~2017년 7월 삼계 신선육 가격 인상과 출고량 조절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2011년 당시 삼계 신선육 공급이 늘어나 시세가 하락하고 경영 여건이 악화되자 손익 개선 목적으로 담합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참프레 제외 6개사는 2011년 9월~2015년 6월 9차례에 걸쳐 삼계 신선육 가격 인상을 합의해 실행했다.

삼계 신선육 판매가는 한국육계협회가 주 3회 조사해 고시하는 시세에서 일부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한국육계협회 회원사인 6개사는 자신들이 시세 조사 대상이라는 점을 활용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상승·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또 각자 결정해야 할 할인액 상한이나 폭, 또는 최종 판매가 인상을 곧바로 합의하기도 했다.

참프레 제외 6개사는 2011년 7월~2017년 6월 7번에 걸쳐 삼계 병아리 입식량을 감축·유지하기로 합의해 생산물량 자체를 근원적으로 제한했다.

또 이들 7개사는 2012년 6월~2017년 7월 8차례에 걸쳐 이미 생산된 삼계 신선육을 냉동비축하기로 합의해 시장 유통 물량을 줄이기도 했다. 여름 삼복 등 성수기에는 가격을 최대한 올리고 겨울 등 비수기에는 가격 하락을 최대한 방어했다.

이들의 담합은 육계협회 내 삼계위원회, 통합경영분과위원회 등 회합을 통해 이뤄졌고 관련 내용이 회의록에 기재됐다. 특히 삼계위에선 여름철 삼복 절기를 앞두고 최대 1~2주 간격으로 모여 가격과 출고량을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심의 과정에선 7개사의 출고량 조절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는 정부의 수급조절에 따른 행위인지 여부에 대해 심도있는 심의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출고량 조절에 관한 구체적인 정부의 행정지도가 확인되지 않고, 7개사의 출고량 조절 목적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려 이익을 보전하려는 데 있었다는 점에서 공정거래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림과 올품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공정위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했는지 여부, 시장 점유율 등 시장지배력 정도, 담합가담 기간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상훈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2006년 삼계 신선육 시장 가격·출고량 담합에 시정명령을 했는데도 재차 담합이 발생해 엄중 제재했다"며 "앞으로도 대표적 국민 먹거리인 가금육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법위반 적발시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 과장은 담합 통로가 된 육계협회에 대한 처분과 관련해 "사업자단체가 구성 사업자들에게 '가격, 출고량을 얼마로 하라'고 결정한 것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한 유형으로, 별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금업계 일각에서 제기한 거래상대방인 이들 업체의 경영 악화 우려에 대해선 "제재 수준을 결정하며 사업자들의 과징금 부담 능력, 가금산업 시장 특성까지 고려해 과징금 수준에 반영하기 때문에 (농가 피해) 우려는 없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9월부터 이처럼 닭고기 시세를 결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산하기관인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직접 가격을 취합해 고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 중에 있다.

한편 공정위는 토종닭과 치킨용 육계 시장의 담합 행위에 대해서도 조만간 제재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