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TBS 출연금 123억 삭감 252억···시의회 장벽 넘을까

민주당 "정치적 사유화 마라" vs 서울시 "그런 주장이 정치적"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01 11:40 | 최종 수정 2021.12.11 11:02 의견 0

서울시가 내년 TBS의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44조 748억원 규모의 서울시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다. 이어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123억원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TBS는 독립 언론으로, 그에 따른 의무와 책임도 함께 독립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스스로 홀로 설 수 있는 재정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라며 출연금 삭감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로부터 독립했으나 여전히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TBS 독립을 심의하는 과정의 회의록을 보면 재정 자립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며 "광고를 충분히 함으로써 재정자립을 한다는 중요성이 자주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V나 eFM(영어 FM)은 상업광고가 허용되지만 FM 라디오의 경우 상업광고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TBS) 사장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독립의 힘으로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TBS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며 "서울시 차원에서 조만간 입장을 강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아무래도 정당 간 논쟁의 비중이 크다보니 TBS의 편향성을 주로 언급했다면 서울시 차원에서는 정치 문제를 떠나서 TBS 운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 보복이라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방송 내용을 편성할 수 있는 자유를 침해할 때 언론탄압"이라며 "예산 편성으로 확대해석해서 주장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주장이며 법률 해석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TBS 출연금 삭감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여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서울시의회 110석 중 99석이 더불어민주당 차지다.

민주당은 2일 예정된 TBS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의 출연금 삭감으로 TBS의 내년도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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