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75%→1% 인상···제로금리 시대 끝나

강하늘기자 승인 2021.11.25 10:13 | 최종 수정 2021.11.25 10:49 의견 0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0)금리 시대’가 20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0.50%→0.75%)에 이어 3개월 만에 추가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당시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치솟는 물가와 가계 빚 급증,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균형이 커진 영향이다.

물가 오름세는 거세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국제유가와 원자재 값의 상승세가 계속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2% 오르며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냈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간 2%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오다 지난달에 3%대로 진입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8.9%가 오르며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지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도 금리 인상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 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6조 7000억원 늘었다.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증가 폭은 지난 분기(43조5000억원)보다 줄었지만 1년 전보다 10%(159조원)가 증가해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 분기 말보다 20조 8000억원이 늘며 상승 폭이 2분기(17조 3000억원)보다 커졌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15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채권전문가 100명 중 90명은 이날 기준금리의 인상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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