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출 의원, ‘공수처 사찰 방지법’ 대표발의
제공 사실 1개월 내 통보, 요청 시 24시간 내 열람
비용 ‘원인자 부담 원칙’ 적용, 수사기관이 부담토록
예산정책처, 통보비 5년간 151억원, 연간 30억원 추계
정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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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3 15:07 | 최종 수정 2022.01.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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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불법 사찰 논란을 계기로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남용을 방지하는 이른바 ‘공수처 사찰 방지법’이 추진된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13일 전기통신사업자가 통신자료제공 사실을 당사자인 국민에게 통보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까지 야당 국회의원 105명 중 89명이 공수처에 의해 통신자료 조회를 당했다. 특히 공수처 수사 대상도 아닌 민간인 신분의 언론인 151명과 심지어 그의 가족까지 깡그리 통신자료 조회를 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공수처를 포함한 전체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2651만 8716건에 이른다. 수치상 수사기관이 하루 약 1만 6300여 명에 이르는 통신자료를 들여다본 것이다.
이 가운데 사건관계인과 통화한 적도 없는 무고한 국민이 얼마나 포함되었을지는 확인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사실상 통신자료는 인권 사각지대인 셈이다.
개정안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에 통신자료를 제공한 경우 1개월 이내 당사자인 국민에게 통보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법에서 정한 사유로 통보 유예를 요청하는 경우 1회, 기간은 최대 6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통신자료제공 사실 열람요청권’을 신설해 국민의 알권리를 강화했다. 현재는 통신사별 이용자가 통신자료 제공 사실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2∼7일)과 기준이 제각각이다. 개정안은 이용자가 열람을 요청하는 경우 사업자는 24시간 이내 따르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7일 이내로 유예 가능토록 했다.
한편 통신자료 제공 통보로 발생하는 비용을 ‘원인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부담토록 했다.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 남용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박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분석한 비용추계 자료에 따르면, 통신자료 제공 사실 등 통보 시 수사기관이 부담하는 비용은 향후 5년간 최대 약 151억7천만원, 연간 약 30억3천만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통보 방법을 서면, 모바일, 서면+모바일 3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서면은 연간 약 25억3천만원, 모바일은 약 5억원, 서면+모바일 약 30억3천만원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사건관계인과 통화한 적이 없는 국민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는 ‘인권 탄압’이자 ‘불법 사찰’”이라며 “시급히 통신자료 조회 제도를 개선해 국민을 보호하고 불법 사찰 등 수사기관의 조회권 남용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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