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동양대 PC 증거능력 인정"···정경심 징역 4년 확정

'조국 수사' 2년 5개월 만에 일단락
정경심 측 보석 신청도 기각

강하늘기자 승인 2022.01.27 14:09 | 최종 수정 2022.01.27 17:09 의견 0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60)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1·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증거인멸·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 전 교수의 보석 신청도 기각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검찰이 2019년 8월 강제 수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나온 대법원의 확정판결이다.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열린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 모습. 연합뉴스

재판부는 1·2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동양대 조교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강사휴게실 PC의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 측의 '검찰이 위법한 방식으로 PC를 압수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 저장매체를 제3자가 임의제출하는 경우 소유자인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을 근거로 정 전 교수의 사건이 파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임의제출자가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 저장매체'는 피의자가 압수수색 또는 근접 시기까지 정보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 또는 관리하면서 관리처분권을 보유·행사한 경우"라고 한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PC는 동양대 관계자가 동양대에서 공용으로 사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처리할 것을 전제로 3년 가까이 강사휴게실에 보관한 것으로 보관·관리 업무 담당자인 조교와 행정지원처장이 동양대 측 입장을 반영해 검찰에 제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별도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 때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검사장은 판결에 대해 "더디고 힘들었지만 결국 정의와 상식에 맞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진실은 하나이고 각자의 죄에 상응하는 결과를 위해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밝혔다.

정 전 교수는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조씨의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와 2차전지 업체인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해 재산상 이익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 모두 15개 죄명으로 기소됐다.

1심은 정 전 교수의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4천여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자녀 입시비리 혐의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을 유지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취득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 가운데 일부를 무죄로 보는 등 1심과 일부 판단을 달리해 벌금과 추징금을 각각 5천만원과 1천여만원으로 줄였다.

정 전 교수는 이같은 판결에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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