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내로남불, 특정정당 유추"에 野 "LH로남불은 어떻나?"

강동훈 승인 2021.04.04 06:19 | 최종 수정 2021.12.19 03:55 의견 0

선거관리위원회의 '웃지도 못할' 보궐선거 홍보문구 표현 기준을 두고 야당이 '어안이 벙벙하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국민의힘이 사용하려고 한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란 선거 독려 문구를 사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선관위는 "'내로남불·위선·무능'은 특정 정당(후보자)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라서 사용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사무처는 이 같은 통보에 대해 "국민의 입을 아예 틀어막겠다고 작정하고 나섰다"고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박용찬 대변인은 성명에서 "해당 표현은 막말도 아니고, 저속한 표현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결국 선관위는 집권 여당이 위선적이고 무능하며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사실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겠느냐"며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은 SNS에서 "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은 들어봤는데, 국가에서 내로남불 인증받은 정당은 '부패완판당·투기완판당·피해호소당'밖에 없는 듯…"이라고 비꼬았다.

윤희숙 의원은 "선관위가 이렇게까지 본분을 잊고 솔직해도 되는 것일까요"라며 "선관위가 앞장서 선거를 희화화하니 씁쓸하다"고 적었다.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게 뭐죠…'LH'로남불도 제가 선관위에 월요일에 문의하겠다"고 했다. 'LH로남불'은 'LH가 하면 노후 대비 남이 하면 불법'을 뜻하는 신조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글 '내'와 형상이 비슷해 세간에 인기를 끈 표현이다.

이와 관련, 선관위 관계자는 "순수한 투표 참여 권유가 아닌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포함된 현수막과 피켓은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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