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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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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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뉴스 신아연 칼럼니스트]
새벽 글을 쓰기 시작한 지가 다음 달이면 6개월째다. 운명이 나를 버린 것 같은 고립감과 좌절감을 글로 표현하면서 마음 속 켜켜이 쌓여있던 먼지, 갈피갈피 끼어있던 때가 벗겨지고 탁했던 마음이 시나브로 정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고해성사를 하듯 자신에게 조금씩 더 정직해지면서 안정감과 평안이 생긴다.
내면을 돌보고 자기를 돌아보는 데는 글쓰기 만 한 것이 없다. 누구에게나 삶은 쉽지 않기에 진정한 내 편,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돕는 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글쓰기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증명’한다.
“글쓰기는 내게 닥친 온갖 시련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가족들의 죽음, 자동차 사고, 이혼 등을 연달아 겪으면서 예전같이 심약한 나였다면 감당하기 힘들었을 시련들을 용케도 이겨낼 수 있게 해 주었다.”- 셰퍼드 코미나스 『치유의 글쓰기』
“언어, 글, 글쓰기가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은 꽤 오래전부터 인간들에게 발휘되었다. 격변의 역사를 감내했던 개인들이 소외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남긴 일기, 종교 수행자들의 체험기, 언어를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작가들의 몸부림까지, 결국은 그 모든 행위가 위로와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박미라 마음치유에세이 『치유하는 글쓰기』
나는 지금까지 많은 글을 써왔다. 내 인생에도 남들과 같이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글은 나를 지켜주었고,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글쓰기는 치유를 가져온다. 치유는 버릴 것 없는 온전함이다. 통합된 자기 모습이다. 치유가 되면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어 지금 여기를 살게 하고,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치유된 사람은 제약 속에서도 자유로우며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간다. 글은 곧 치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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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작가의 영상풍경 |
필자 신아연 작가는 대구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21년간을 호주에서 지내다 2013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인문예술문화공간 블루더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에 '에세이 동의보감'과 '영혼의 혼밥'을 연재하며 소설가, 칼럼니스트, 강연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생명소설 『강치의 바다』 심리치유소설 『사임당의 비밀편지』 인문 에세이 『내 안에 개있다』를 비롯, 『글 쓰는 여자, 밥 짓는 여자』 『아버지는 판사, 아들은 주방보조』 『심심한 천국 재밌는 지옥』 공저 『다섯 손가락』 『마르지 않는 붓』 『자식으로 산다는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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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shinayo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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