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패러다임, 구호에서 자립지원으로 변해야”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금융 사각지대 사람들 대안 대출 확산돼야"
강헌주 기자 | lemosu@naver.com | 입력 2019-05-09 09: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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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는 우리사회 복지 패러다임이 자립지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신용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구제할 대안금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칭찬 어워즈’ 네번째 주인공은 양덕근 희망의 러브하우스 대표가 추천한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다. 양덕근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장이 소개했다.

 

이 대표를 만나기 전 더불어사는사람들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후기에 올린 한 대출이용자의 글이 눈에 띄었다. 기초생활수급비 지원일이 아직 많이 남은 막막한 상황에서, 더불어사는사람들의 대출이 생명을 이어 준 ‘산소호흡기’같은 역할을 해줬다는 내용이다. 

 

경험해 본 사람이면 공감할 것이다. 돈을 빌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말하는 사람이나 부탁받는 이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돈을 빌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상황에서 무이자, 무담보, 무보증 조건의 대출은 사막의 오아시스나 마찬가지다.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금융소외계층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공덕역 경의선 숲길 한 카페에서 이창호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자신을 칭찬어워즈에 추천한 희망의러브하우스 양덕근 화장과의 인연을 먼저 꺼냈다. 2013년 아끼던 명함첩을 분실했었는 데, 그 명함첩을 습득해서 돌려준 분을 통해 양덕근 회장을 알게 됐다고. 그 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2011년 8월 창립된 더불어사는사람들은 2012년부터 대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문의 전화가 없어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약정서 한 장만 받고 100만원 대출을 진행했다. 2012년 한 해 총 대출금액은 3000만 원이었다고.  

 

지난 4월 한 달에만 3100만원의 대출금을 집행해 월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1900만원을 대출했고, 그 달 1600만원이 상환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높은 상환율이다. 

 

착한 대출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소개해 달라고 하자, 이 대표는 2년 전 60대 남성의 대출건을 들려줬다. 이 남성은 고시원에 거주하는 분인 데 상환도 잘했다고. 그런데 어느 날 연락이 두절됐었다. 잊고 있었는 데 그 분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 데 발신지가 구치소였다는 것. 사정이 생겨 돈을 갚을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10만원의 대출을 요청했다. 옥중대출인 셈이다. 그 분은 출소하고 나서 30만원을 바로 상환했다.  

 

이외에도 목돈이 드는 틀니나 MRI촬영 등이 급히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더불어사는사람들은 2012년부터 비대면 대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의 대출인 것이다. 왜 ‘착한 대출’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복대출자는 1000명에 이르고 있다. 한 번 받고 안 받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는 추가 대출은 쉽다고. 이 대표는 상환을 못하는 사람들은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거나 성의문제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성실하게 갚는 사람은 계속 지원해준다는 게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원칙. 

 

이 대표는 지난 1월 서민금융연구원(원장 조성목) 회원사인 한성저축은행(대표이사 오종민)과 협약을 맺어 이달부터 연리 3%대 300만원 대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성실 상환자가 대상자다. 성실 상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 이 대표는 부모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더불어 사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눔과 신용이 어우러진 협동사회를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나 금융권이 신용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사는사람들만으로는 재원이 부족해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이 대표는 기업들이 어려우면 공적자금을 지원하듯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무상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우리 사회가 구호복지서 자립복지로 가야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 빌리는 사람은 갚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된다는 것.  

 

이 대표는 부모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더불어 사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눔과 신용이 어우러진 협동사회를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대안 대출이 곳곳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비정규직이라도 핸드폰요금납부내역 등을 신용평가 점수로 부여해 소액대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정부나 금융당국도 길거리 사채 단속 보다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복지도 서서히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부 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것. 이를 위해 전국 각 지역에 ‘착한대출’이 확산되기를 소망했다. 

 

한편 ‘칭찬어워즈’는 플랫폼뉴스와 판교We포럼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중 캠페인으로 지역 공동체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글-사진: 강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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