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휴대폰 'e심칩' 상용화…번호이동 쉬워져

과기정통부 'e심 협의체' 구성
스마트폰 하나로 번호 두 개
번호 이동때 심 교체 필요 없어

강하늘 승인 2021.09.14 09:23 의견 0

스마트폰 한 대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가 내년 7월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e심 협의체’를 구성해 스마트폰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서비스 도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 'e심'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지난해 국내에 출시됐다. 삼성전자 제공  

 

e심은 스마트폰의 메인보드에 내장된 심이다. 사용자가 구입해 스마트폰에 삽입하는 기존 유심과는 다르다.

 

구입한 스마트폰에 e심이 탑재돼 있어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통신사, 요금제를 선택해 개통할 수 있다. 즉, 유심처럼 교체할 필요 없이 이용자 정보를 바꾸기만 하면 돼 가입과 해지, 통신사 변경이 쉬워진다.

 

또 스마트폰 한 대로 번호 두 개를 쓸 수 있다. 유심과 e심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듀얼심’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두 곳의 통신사, 알뜰폰(MVNO)과 통신사 등 두 개의 요금제에 동시 가입이 가능하다.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분리해 사용할 수도 있다.

 

유심, e심 개념
유심e심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를 구현한 IC카드디바이스에 내장된 e심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가입자 식별 방식

 

이 협의체에는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제조사(삼성전자),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참여하고 있다.

 

e심 협의체는 최근 지금의 유심(uSIM) 탑재를 전제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개정하기 위해 두 번의 논의했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는 e심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단말기가 늘어나면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내년에 5억 대, 2025년엔 24억 대의 스마트폰이 e심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e심을 정식으로 도입한 국가도 많아졌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 69개국 175개 사업자가 상업용 e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이통 3사가 e심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도 국내 출시 제품에는 e심 기능을 제외해왔다. 애플은 2018년부터 한국시장에 e심 기능 지원 아이폰을 내놓고 있지만 통신사가 e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e심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국내 업체는 알뜰폰인 ‘티플러스’ 한 곳이다.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등에서만 한정적으로 e심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통 3사가 그동안 e심 도입을 꺼렸던 이유는 수익 감소다.

 

e심을 도입하면 유심칩 판매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 소비자가 구입하는 유심칩의 가격은 7700원 정도지만 원가는 1000~3000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e심을 탑재하면 번호이동이 쉬워져 경쟁 심화로 가입자당 매출(ARPU)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e심 이용자는 새로 유심칩을 발급 받아 갈아 끼울 필요가 없이 등록만 하면 되기 때문에 번호이동이 아주 쉽다. 

 

알뜰폰 업계는 e심 도입을 반겼다. 데이터는 알뜰폰 무제한요금제를 이용하고, 음성은 통신사의 싼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어 알뜰폰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안에 구체적인 e심 추진 방안을 내놓고, 내년 7월부터 상용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심 도입은 5G 기술 발전과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에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로봇, 자율주행차 등 5G 특화망에 연결하는 추가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은 떼기 힘들기 때문에 듀얼심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의 세컨드폰 경향과 글로벌 e심 활성화를 고려하면 e심 도입이 이용자 편의 및 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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