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환경정의 회원들, '곡절' 대지산에 산딸나무 100그루 심어

강하늘 승인 2021.03.28 09:52 | 최종 수정 2021.12.25 18:54 의견 0

경기 용인환경정의는 27일 대지산공원에서 산딸나무 100그루를 심었다. 대지산 살리기 운동 20주년 기념 1차 시민참여 나무심기행사를 겸했다. 용인 시민 40여 명이 참여했고, 시장도 함께 했다.

▲ 27일 대지산 산딸나무 심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나무를 심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지산은 1998년 말 시작된 용인시 죽전택지지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산이다. 당시 이 산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은 숲에서 맨발 걷기, 그림 그리기, 환경영화제, 금줄 치기 등의 행사를 열었고 환경정의 활동가(당시 환경정의 박용신 정책부장)가 정상부의 상수리나무에 올라가 17일 동안 나무 위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지산 100평의 땅을 십시일반 매입한 것은 대한민국 최초의 내셔널트러스트(The National Trust) 성공 사례로 이어져 진행 중인 개발을 시민과 시민단체가 막아낸 전국의 작은산 살리기 운동의 본보기가 됐다.

3년간의 주민참여 공원 조성사업을 거쳐 지난 2005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국내 첫 내셔널트러스트 성공 사례지로 용인을 넘어 한국 환경보전의 상징적인 곳이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우수한 자연생태를 품고 있는 대지산공원은 도심 속 푸른 쉼터이며 오래도록 지켜나가야 할 귀한 가치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각종 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시민들의 기부금과 증여를 통해 보존하는 운동이다.

▲ 개발로 상처가 난 2001년과 4년 후인 2005년 숲을 이룬 대지산의 변화된 모습.

대지산 살리기 운동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백군기 시장은 “시민이 힘 모아 지켜낸 뜻깊은 녹지인 만큼 대지산 살리기 운동의 의미를 살려 앞으로도 대지산을 시민과 함께 가꾸어나갈 것”이라고 격려하며 “용인의 탄천·경안천 등 수변생태벨트도 시민에게 필요한 도시숲으로 조성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희 (사)환경정의 이사장은 “2000년 대지산 땅 한 평 사기운동에 참여 후 오랜만에 현장에 오니 용인 도심 속에 대지산이 녹지로 남아있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시민들이 지켜낸 자랑스러운 녹지인 대지산공원을 앞으로도 건강하게 가꾸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초등생 때 숲지킴이로 시작해 대학생이 된 이휘진씨는 “초등 때 대지산지킴이로 활동하며 대지산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알게 됐다”며 “개발 이익을 마다하고 땅을 시민들에게 넘겨준 토지주와 대지산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은 시민들의 마음과 노력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대지산을 잘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양춘모 용인환경정의 공동대표는 “이번 행사는 용인시가 나무를 지원하고, 용인에코컨서번시가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공원관리에 있어서 시민참여와 함께 민관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 시민은 대지산 근처 동네로 이사 와 공원 안내판을 보며 대지산 살리기 역사를 알게 됐다며 ‘대지산’이라는 자작시를 낭송해 감동을 선물했고, 또 다른 시민들은 플룻과 대금 연주로 축하공연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춘숙 국회의원을 비롯 용인시의회 명지선·박남숙·유향금·윤재영·장정순·황재욱 의원이 찾아 나무를 심었으며, 대지산 땅 한 평 사기 운동에 참여했던 (사)환경정의의 동종인·김진홍·임종한 공동대표와 이은희 전 대표, 이오이 사무처장도 나무 심기에 참여해 20주년을 축하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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