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진의 나눔은 안강할배처럼

황성진 승인 2019.03.06 10:08 | 최종 수정 2022.05.12 22:56 의견 0

[플랫폼뉴스 황성진 칼럼니스트] "이 나이에 자원봉사 댕깁니더. 내가 생활이 뭐라카노 보호대상이라 최극빈자로 되어 있습니다. 나라에서 27만원 나와요. 그중에서 7만원을 항상 먼저 띠나뿌러요."

경주 안강지역,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짜기에 축사를 개조한 작고 허름한 열악한 환경속에서 안강할배는 열심히 나무샤프를 만들고 계십니다.

목선반으로 직접 나무를 깎아 안강,포항,경주,구미지역 지역아동센터에 돌아가며 아이들에게 나무샤프를 만들어 선물하시는 안강할배.

매달 100 여 자루를 손수 깍고 다듬어 나누어 주십니다. 오랜 시간 그의 나눔활동은 널리 회자되었고, 본명보다는 안강할배라는 이름으로 더 불리어졌습니다.

오랜 지병으로 손의 악력이 초등학생 정도입니다. 예전에 안강할배를 찾아뵙고 악수를 나누었을 때 쥐어지는 그 힘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는 건강에 더 신경쓸 때이지만, 정작 본인은 예전만큼 활발히 재능기부를 하실 수 없음에 더 안타까워 합니다.

안강할배는 컴퓨터 자판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손글씨의 감수성을 전하기 위해 재능기부 나눔을 시작하셨다고 하십니다.

특히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려고 무척 애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사랑받아 본 적 있는 아이들이 다시 사랑을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강할배님이 약해진 악력에도 열심히 나무샤프를 만드는 이유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건강하지 않아서... 나눔을 실천하기는 여러 이유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최극빈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안강할배 앞에서는 깃털처럼 가벼운 자기합리화로 보입니다.

최근 이영학 사건, 새희망씨앗 사건 등으로 인해 '기부포비아' 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갈수록 더불어 사는 것이 더 어려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각박해져가는 세상, 하지만 안강할배로부터 배웁니다. 결코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삶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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