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은 경칩(驚蟄)…의미와 풍속은?

강하늘 기자 | sksnttpa@gmail.com | 입력 2021-03-05 10: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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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5일)은 24절기 중 3번째인 경칩(驚蟄)입니다.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와 '봄이 온다'는 입춘(立春) 사이의 절기입니다. 이즈음에 '땅속의 개구리가 겨우잠에서 깨어난다'고 합니다. 물론 개구리 뿐만 아니고 곤충 등 생물은 다 포함되겠지요.

 

달리 계칩(啓蟄)이라고도 썼다네요. 한서(漢書)에 '열 계(啓)'와 '벌레 칩(蟄)'을 써 계칩(啓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한(漢)나라의 무제(武帝)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해 '놀랄 경(驚)'을 써 경칩(驚蟄)이라고 했다고 전합니다. 피휘(避諱)란 군주나 조상의 이름에 있는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 피명(避名)의 관습입니다. 

 

▲ 잠에서 깬 개구리와 갓 피어난 꽂송이가 경칩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조금 어렵게는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이며 동지(冬至) 이후 74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때 한반도에는 겨울철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해 한난(寒暖)이 반복되면서 날씨 변덕이 잦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꽃샘추위로 "잠에서 깬 개구리가 얼어죽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하곤 합니다. 

 

또 대륙에서 내려온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천둥번개가 쳐 개구리, 뱀이 그 소리에 놀라서 튀어나온다는 말도 전해집니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일각에서는 위에 언급한 피휘로 인해 계칩(啓蟄)의 '계'자가 '경(놀랄 경)'으로 바뀌면서 끼워맞춘 말로 여기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러다가 봄은 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驚蟄)에 해당하며, 음력 9월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고 적어놓았습니다.

 

예기(禮記)나 월령(月令)에도 “이월(2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고 기록돼 있다고 합니다. 경칩은 만물이 생동하는 때여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本)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했고,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나 갓 자란 풀을 상하지 않도록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는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해 농사를 본격 준비하는 절기로 삼았습니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릴 정도로 봄기운이 완연해집니다.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오지요. 

 

옛날 농촌에서는 경칩 이후 물이 고인 연못이나 웅덩이를 찾아다니며 개구리나 도롱뇽이 낳아놓은 알을 건져다 먹었다고 합니다. 이들 알이 허리 통증에 좋고 허약해진 몸을 보양한다고 여겼답니다. 건강에 좋았기 때문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비위가 상하는 풍습입니다.

 

▲ 고로쇠 물을 나무에서 채취하고 마시는 경칩 무렵의 옛 풍경 그림입니다.

 

지봉유설에서는 경칩 때 개구리 울음소리로 농사철의 수해나 한재를 점쳤던 풍속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개구리가 울지만 소리가 나지 않으면 농사철에 가물어 지대가 낮은 논에서만 좋은 벼를 거둘 수 있고, 개구리 소리가 나오면 물이 많아 여름철 수해가 날 것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또 이날(경칩)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믿어 벽에 흙을 덧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습니다. 특히 흙벽을 바르면 빈대가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없어진다고 해 일부러 발랐다고 하네요.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나무 재를 탄 물그릇을 방의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했답니다.

 

색다른 풍습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때 경칩에 가을에 주워 간직한 은행을 연인과 나눠먹으며 은행나무 주위를 도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은행나무는 암수가 붙어있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요즘의 발렌타인데이이나 화이트데이와 같은 날입니다.

 

경칩 무렵이면 밭에서 자라는 보리 싹의 성장 상태를 보고 그 해의 농사를 예측했다고 합니다.   

 

또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셨습니다. 고로쇠 물은 위장병 등 속병과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여겼답니다. 경칩 때 물의 약효가 뛰어나고, 경칩이 지나면 물이 잘 나오지 않고 나와도 약효가 적습니다. 나무는 보통 절기상 2월의 중기인 춘분(春分)이 돼야 물이 오르는데 남부 지방의 나무는 다소 일찍 물이 올라옵니다.

 

경칩 무렵엔 냉이, 달래, 쑥 등을 먹으며 겨우내 부족했던 칼슘, 비타민, 섬유질을 보충했다고 합니다. 영양분이야 요즘엔 사시사철 듬뿍 보충하지만 냉이와 달래 등은 지금도 봄철에만 먹을 수 있는 나물입니다.

 

이처럼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입니다. 움츠려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입니다.

 

오늘 날씨도 일교차는 크지만 포근하네요. 기상청은 "중부 지방은 대체로 맑겠으나, 남부 지방은 구름이 많겠다"며 "아침에 경기 북부와 동부, 강원 영서, 충북 북부는 영하권에 들고, 그 밖의 지역은 영상기온을 보이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전국의 아침 기온은 -2~11도를 기록했고, 낮 기온은 대부분 지역에서 12~19도로 포근하겠다고 합니다. 아침 기온은 서울 1도, 춘천 -2도, 강릉 2도, 대전 2도, 광주 5도, 대구 6도, 부산 9도, 제주 11도를 기록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경칩 무렵엔 일교차가 10~20도로 매우 커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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