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교통혁명"…서천 '100원 택시' NYT 소개

서천 도입 후 전국 확산

강하늘 승인 2021.09.13 10:40 | 최종 수정 2021.11.05 21:40 의견 0

"한국 농촌의 대중교통 서비스에 혁명을 가져다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각) "충남 서천군의 '100원 택시'인 희망택시사업이 고령층과 저소득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며 "다른 국가에서도 도입을 고려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소개했다.

▲ 충남 서천의 농촌 마을에 사는 한 어르신이 희망택시를 타고 있다. 서천군 제공

서천군이 이 제도를 도입한 때는 지난 2013년. 오지마을에 주민이 줄어들면서 버스노선 운영이 중단되자 대안으로 '100원 택시' 사업을 도입했다.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자가 차가 없는 주민들은 단돈 100원으로 택시를 타고 시장이나 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

단거리의 경우 이용 주민이 100원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한다. 군내 장거리 이동 시에는 최대 1500원만 내면 된다.

지난해 서천군 40개 마을에서 약 4만 명이 이 택시를 이용했다.

주민들은 NYT를 통해 이 제도 도입에 큰 박수를 보냈다. 버스와 달리 택시는 집에까지 데려다 줘 고령자들에겐 이만한 편리함이 없다.

나정순(85) 씨는 "과거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집에까지 장바구니를 들고올 때는 힘들었는데 이젠 택시가 현관까지 태워다준다"며 "신이 준 선물"이라고 말했다.

'100원 택시' 기사인 이기엽(65)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태워다 드리는데 이분들의 일상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어떤 분이 1∼2주 동안 택시를 안 타면 무슨 일이 생겼을 것으로 직감한다"고 전했다. 100원 택시가 요즘 전국의 지자체에서 도입하고 있는 홀로사는 어르신의 근황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NYT는 "택시 운전사들은 이 모델로 추가수입을 얻을 수 있어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천군 관계자도 "이 모델이 버스 보조금 지원과 비교해 비용면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천의 '100원 택시'는 고령자와 저소득층 주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으며 홍성 천안 보령 논산 등 충남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100원을 받는 곳도 많지만 대체로 버스 기본요금이나 1000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농촌 지역에서 '100원 택시' 같은 유사 택시 서비스를 이용한 승객은 전국에서 270만명이 넘는다. 또한 '100원 택시'가 운행된 이후 어르신들의 외출도 두배 이상 늘어났다.

한편 '100원 택시'의 도입 시기를 놓고 서천군과 아산시는 각자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제도 도입은 아산시가 지난 2012년 11월부터 시범운행을 해 빠르다. 하지만 서천군은 2013년에 시범운행 후 같은 해 5월 31일 ‘농어촌버스 미운행 지역 마을택시 운행 및 이용주민 지원 조례’를 제정해 6월부터 정식운행을 했다. 7개월의 차이가 난다.

아산시가 이 제도 도입을 늦춘 이유는 2013년 1월 선관위가 '법이나 조례에 근거없이 택시업계에 재정 지원을 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기 때문이었다. 아산시의 시범사업은 '마중택시'였다.

아산시는 2013년 7월 23일 ‘대중교통 오지 주민 교통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제정은 서천군이 약 2개월 가까이 앞섰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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