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진의 Share & Care : 고2 소녀가 거리로 나온 이유

황성진 승인 2019.03.10 11:30 의견 0

[플랫폼뉴스 황성진 칼럼니스트] 1939년, 지금 중학생 정도 나이의 수많은 소녀들이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가 되었다. 영화 '귀향'에서 보았던 지옥 같은 삶은, 이웃나라 일본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꾸며낸 이야기 이거나 허구를 덧붙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있었던 ‘역사’이자 진실인 것이다.

                                              황성진의 Share & Care  

                              고2 소녀가 거리로 나온 이유

 

3년전 어느 날,

어느 때부턴가, 대한민국의 가장 무서운 힘은 ‘중2’에게서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겼다. 청소년으로서의 과도기에 있으면서 심리적 불안을 느끼기 쉬운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강하고 따뜻한 힘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중2’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변미솔’.

76년이 지난 3년전 어느 날, 중학교 2학년의 15살 소녀 미솔양은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곁에서 작은 플루트 공연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위안부 할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는 치유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 어린 소녀의 ‘버스킹’이 모두를 감동시켰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이가 다름 아닌 한 명의 중2 소녀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미솔양의 기부 버스킹에서 모금된 돈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기부 되었다. 

 


그 당시 미솔양의 기부버스킹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직접 찾아갔었다. 현장에 도착 하고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미솔양이 위안부 소녀상 옆에 버스킹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자 수많은 경찰들이 주위를 둘러서 배치되는 것이었다. 소녀상이 일본과 대한민국에 있어 민감한 이슈의 대상이란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여린 학생의 마음으로 미솔양이 다소 위축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장한 변미솔! 수많은 불편한 시선들과 추위 속에서도 씩씩하게 공연을 했다. 위안부 소녀상 근처에 경찰관들에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하고 떠나는 미솔양의 모습에서 우린 격한 감동과 마음의 진동을 느꼈다. 자랑스러운 세계 최초의 기부 버스커 미솔양은 정말이지 모두의 칭찬을 받아 마땅한 존재였다.



사실 미솔양은 이미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기부 버스킹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서울예술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 지금도 미솔양의 봉사연주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난 1월에 그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과 훈장을 받았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 한 자락에 치유의 연주를 펼치고 있다. 최근 미솔양의 아버지는 최근 받은 장학금을 돈이 없어 음악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전액을 기부하였다.

"참으로 아름답지 않은가?"

"위대함은 능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미솔양의 기부버스킹을 보면서 우린 생각 했다. 위대함은 능력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작은 소녀가 감동시킨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공감을 볼 때, 삶의 위대함은 재정적 능력이나 물리적 힘이 강하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이 분명해졌다. 마음의 깊이와 그것을 실행할 실행의지만 있다면 우린 누구나 그 위대한 삶의 장면들을 연출할 수 있다.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