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김인 9단 타계

한국바둑의 세계화에 기여한 바둑계 거목

강동훈 승인 2021.04.04 12:28 | 최종 수정 2021.12.17 21:09 의견 0

한국 바둑계의 거목 김인 9단이 4일 아침 별세했다. 향년 78세.

지난 2006년 위암 수술을 받은 고인은 십수년 동안 일상생활에 큰 지장없이 활동했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긴 뒤 이날 오전 9시쯤 타계했다.

194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8년 15세 때 입단해 1962년 당시 세계 바둑의 중심지였던 일본에 유학, 고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을 사사했다.

그 무렵 일본 매스컴은 김인과 오다케(大竹英雄), 린하이펑(林海峰) 등 당시 두각을 타나내던 동양 3국 천재들을 한데 묶어 ‘김죽림(金竹林) 시대 개막’을 예언했고 결국 적중했다.

김인 9단은 1966년 10기 국수전에서 한국 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을 꺾고 자신의 시대를 열었고 1971년 15기까지 6연패를 달성, ‘김국수’ ‘영원한 국수’라는 별호로 불려왔다.

1963년 귀국한 그는 후배 조훈현(68) 9단에게 일인자 자리를 넘길 때까지 왕위전과 패왕전을 7연패하는 등 10여년 간 총 30회 우승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63년간 프로 통산 전적은 1568전 860승 5무 703패. 1968년 작성한 40연승은 현재까지 한국기원 최다 연승 1위, 1967년의 연간 승률 88.1%(37승 1무 5패)는 역대 3위에 해당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거장이면서도 모나지 않은 성격과 호방한 선비 기질을 겸비해 후배 바둑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1971년부터 4년 연속 한국기원 기사회장을, 2004년부터 최근까지 이사직을 맡아 행정에도 기여했다.

2007년부터 매년 늦가을엔 그의 이름을 딴 국제시니어 바둑대회가 강진군에서 열린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옥규 씨와 1남(김산)이 있다. 발인 6일 오전 10시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 2호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시안추모공원. 010-2111-3210.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