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지금] 미, 베트남 환율조작국 지정…베 수출 30% 한국기업은?

정기홍 승인 2020.12.24 12:41 | 최종 수정 2022.01.03 16:38 의견 0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4일 "최근 미국 재무부가 베트남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6일 베트남을 '교역촉진법(2015년 제정)'을 위반했다며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종합무역법(1988년 제정)'을 적용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KIEP는 "베트남은 교역촉진법 제정 이후 스위스와 함께 심층분석 대상국으로 지정된 첫 사례가 됐다"면서 "보다 포괄적으로 정의한 '종합무역법'상 환율 조작국에도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KIEP는 지정 배경으로 ▲ 대미 무역흑자 확대 ▲ 중국의 베트남을 통한 불법 우회수출 가능성 ▲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등을 들었다.

베트남 환율 조작국 지정은 향후 베트남의 환율, 교역, 투자 등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IEP는 이와 관련 "미국이 베트남 동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향후 베트남 통화가치 절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4% 저평가된 것으로 보았고, KIEP는 1.5~2.8% 저평가로 분석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관세법(1930년 제정) 또는 무역법(1974년 제정)상 상계관세와 보복관세 조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향후 베트남산 상품에 대한 환율 보조금 상계관세 대상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 미국 기업의 대(對)베트남 투자 때 미국의 국제개발금융공사(IDFC,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의 금융지원이 금지될 경우 미국 기업의 대베트남 투자에도 일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도 우려했다.

KIEP는 "향후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 베트남 통화가치 절상 등으로 베트남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한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KIEP는 이번 연구에서 베트남, 한국의 수출 감소를 추정한 결과, 베트남의 대미국 수출은 25억 4000만~37억 6000만 달러(2017~19년 평균 대비 4.4~6.5% 증가), 한국의 대베트남 수출은 2억 2000만~3억 3000만 달러(같은 기간 0.45~0.68% 증가) 줄어들고, 품목별로는 전기·전자·정밀 기기가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 현지 한국계 기업의 수출 경쟁력 및 수익성 약화 등으로 이들 기업의 현지 생산, 해외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수출은 베트남 총수출의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10일 미 상무부가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렸을 때 베트남산 타이어의 상계관세가 금호타이어는 10.08%, Sailun(중국 기업) 6.23%, 기타 6.77% 부과된 바 있다.

KIEP는 "정부는 한국의 교역과 공급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통화가치 저평가에 따른 상계·보복관세의 불똥이 한국으로 튀지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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