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세포의 회춘 기술" vs "진화 화장품 기술일뿐"

KAIST 연구진, ‘역노화’ 원천기술 개발
동백 추출물로 ‘피부 회춘’ 화장품 개발 중
네티즌들 "조금 진화한 화장품 기술일뿐"

강하늘 승인 2020.11.27 13:06 | 최종 수정 2021.10.25 10:13 의견 0

국내 연구진이 늙은 세포를 젊은 세포로 '회춘시킬 수 있는' 역노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노화된 인간 진피에 있는 섬유아세포(纖維芽細胞)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노화의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향후 세포의 노화를 늦추고 노인성 질환을 억제할 치료제와 화장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역노화 기술 효능 예시. KAIST 제공

연구팀은 섬유아세포 속에 있는 수십종의 단백질을 주목했다. 섬유아세포는 건물의 시멘트처럼 세포 사이의 공간을 채워주고 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콜라겐 등의 물질(세포 외 기질)을 생산하는 세포다. 3개 피부층 가운데 가장 두꺼운 진피의 윗부분에 존재한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섬유아세포 속의 단백질들이 신호를 서로 주고 받으며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모델로 만들었다.

▲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이 모델을 토대로 ‘PDK1’이라는 단백질이 피부의 세포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DK1’는 단백질 합성과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엠토르(mTOR)단백질과 면역 유발물질인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NF-kB)을 동시에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섬유아세포 실험과 노화 인공피부 모델 실험을 통해 PDK1을 억제해 노화 세포의 회춘 가능성을 입증했다. 노화된 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노화된 피부 조직에서 감소했던 콜라겐의 합성이 늘어나고 재생 능력이 회복돼 젊은 피부조직의 특성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 PDK1 발현을 억제한 뒤 회춘을 확인한 섬유아세포의 노화 표지인자들. KAIST 제공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세포 역노화’ 기술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세포 노화를 되돌리는 ‘역분화’ 기술이 널리 연구된다.

역분화는 피부세포처럼 특정신체 조직으로 자란 세포에 ‘야마나카 전사인자’라는 단백질 4종을 추가해 특정 세포로 분화하기 이전의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한 기존 피부 회춘 연구는 지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공동 연구한 ‘오에스케이엠(OSKM) 전사인자’를 일시에 발현시켜 사전 분화한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방식이 있다. 이 기술은 늙은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것은 증명했지만 종양이 생기는 등 암 발생 부작용이 있어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공동연구를 한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이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백 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직 임상초기 단계도 아닌 전임상단계이고, 피부 노화를 막는 단계라기보다 조금 더 진화한 화장품 성분 추출 기술일뿐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