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혀암 늘었다…"흡연·음주·변형성행위 원인"

두경부암 트렌드, 젊은층 편도암 정체-설암 증가
구강암의 약 90%는 혀암으로 조사돼

강하늘 승인 2021.03.31 14:46 | 최종 수정 2022.01.04 13:09 의견 0

20~30대에서는 설암(혀암)이, 60대 이상은 편도암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암과 편도암은 희귀암에 속한다.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정유석·석준걸 전문의와 중앙암등록본부 정규원 수석연구원은 31일 1999~2017년 중앙암등록통계를 분석해 공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 2월호에 실렸다.

분석 결과, 편도암은 1999년 109명이 발생했으나 2017년에는 517명으로 크게 늘었다. 구강암은 397명에서 1082명으로 늘었고, 구강암의 90%가 설암이었다. 암센터는 이런 두경부암 발생 양상이 미국, 스웨덴 등 서구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편도암은 젊은 층에서는 정체 상태였다. 20~39세는 1999~2017년 연평균 1.9% 증가했다. 40~59세는 1999~2008년 연평균 8.1% 증가하다가 2009~2017년 1.7%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60대 이상은 연평균 6.2% 증가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편도암은 목젖의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에 발생하는 암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원인이며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편도암을 일으킨다.

정유석 이비인후과 교수는 "그간 비교적 젊은 층에 발생했던 편도암이 고령층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생활방식의 변화, 성인 남성의 흡연율 감소,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 등으로 젊은 층의 편도암 발생이 안정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설암은 1999년 이후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 20~30대에서 연평균 7.7% 늘었다. 40~59세는 2011~2017년 연평균 4.6%, 60대 이상은 1999~2017년 2.7% 증가했다.

설암 등 구강암의 대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이외에 음주, 방사선, 식습관, 유전적 감수성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해외에서도 설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두경부암 트렌드 변화 추이. 젊은 층에서는 편도암은 정체하고, 설암이 증가했다. 국립암센터 제공

공동 제1 저자인 석준걸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설암은 예후가 특히 좋지 않은 암으로, 주요 위험인자로 흡연, 음주, 바이러스 등이 꼽힌다"면서 "그러나 술이나 담배의 노출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의 발생 증가는 기존 위험인자와는 구별되는 환경·유전적 요인 등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센터는 환경적 요인으로 젊은 층의 구강 성행위를 이유로 들었다. 바이러스가 혀에 남아있다가 병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석 전문의는 “특별한 이유 없이 혀나 목구멍의 통증, 궤양, 변색이나 두꺼워진 듯한 현상, 삼킴 곤란, 또는 목에서 혹이 만져지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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