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삶 다룬 만화 '풀' 최고상 수상

2016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지원사업으로 탄생

강하늘 승인 2020.10.12 15:29 | 최종 수정 2021.12.27 19:22 의견 0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12일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사진)이 미국 하비상의 '최고 국제도서 부문(Best International Book)'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만화 '풀'의 표지

미국의 권위 있는 만화상인 하비상(Harvey Awards)은 미국의 만화가이자 편집자인 하비 커츠먼(Harvey Kurtzman)의 이름에서 따온 상이다. 만화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릴 정도로 내용이 탁월한 만화에 주는 상으로 알려져 있다. 오스카상은 미국 최고 영화상이다.

'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성(性) 유린 증언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비극적인 개인의 삶에도 불구,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 활동한 한 여성의 삶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비상 수상작은 지난 9일 오후 5시(현지시각) 뉴욕 코믹콘에서 공식 발표됐으며, 김 작가는 온라인으로 열린 공식 축하연에서 트로피를 받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작가는 "이옥선 할머니와 성노예로 살아야 했던 다른 여성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있게 자신들이 겪은 끔찍한 일을 숨김없이 세상에 공개했다"면서 “하비상 수상으로 이 만화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억압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풀'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2016 스토리 투 웹툰 지원사업’에 선정돼 탄생했으며, ‘2016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아랍어, 포르투갈어 등 12개어로 출간됐다.

2020년 이탈리아 트레비소 코믹북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해외 책 후보작에 선정됐으며, 2019년 미 뉴욕타임스 최고의 만화, 2019년 영국 가디언지 최고의 그래픽노블, 2019년 프랑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 특별상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졌다.

한편 최근 출간된 김 작가의 만화 '기다림'은 2021년에 프랑스어판과 영어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이산가족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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