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로컬 청년벤처기업 162곳에 5년간 130억

낡은 여인숙이 연 1만 방문 명소화
평창 메밀 빵·과자로 연 2억원 매출

강하늘 승인 2021.01.20 15:33 | 최종 수정 2021.11.07 15:17 의견 0

강원도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풀뿌리 벤처기업' 육성에 5년간 1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드림팀'까지 출범시켰다.

20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역의 문화와 유산, 산업을 토대로 창업한 강원지역 로컬벤처기업 162곳을 선정했다.

이들 중 대표적인 곳은 지역의 사양산업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속초 칠성조선소, 낡은 여인숙을 연 1만명이 찾는 곳으로 명소화한 소호259, 지역 먹거리 메밀을 활용한 평창 브레드메밀, 천혜 자연환경을 이용한 고성 맨션자두, 서핑 유행을 주도해 연간 30만명이 찾는 양양 서피비치, 대도시 회사원들의 원격근무지로 떠오른 태백 무브노드 등이다.

▲ 버드나무 브루어리 전은경 대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속초시 동명동 게스트하우스인 '소호259' 이승아(여·32) 대표는 취업 준비 중이던 지난 2015년 겨울 오빠와 함께 낡은 여인숙을 인수했다. 2년여간 취업 준비를 하다가 머리를 식힐 겸 떠난 유럽 배낭여행에서 '여행자 소통'에 큰 영감을 받아 덜컥 여인숙을 개조했다.

이후 '속초에서 살아보기' 콘텐츠가 입소문을 타며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매년 1만 1000여명의 20~30대 여행객이 방문했다. 이 대표는 “젊은 여행객 중 정착한 사례도 있다”며 “1인·비대면 프로그램 개발 등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평창 브레드메밀은 2016년 20대였던 최효주(여·33)씨가 창업한 메밀빵 제조 기업이다. 수도권의 대학을 졸업한 뒤 평창읍에서 작은 빵집을 하던 그는 친구였던 캐나다 원어민 교사에게 메밀쿠키를 선물했고 맛있다는 칭찬을 받자 전 재산 6000만원을 투자해 메밀빵 개발에 도전했다. 그는 4년여간 평창메밀을 활용한 40여개의 빵과 과자를 개발했고 연 매출 2억원의 어엿한 청년사업가가 됐다. 최 대표는 “지역의 자원에 대한 소중함을 몰랐는데 외국인 친구 덕에 지역 자원의 가치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 브레드메밀 최효주 대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이들 기업은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 창의적 발상을 토대로 경영을 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지역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다.

강원도는 이들 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로 하고 빠른 시일 안에 '강원 로컬벤처기업육성 지원조례(가칭)'를 제정, 지원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행정, 회계, 법률, 디자인, 마케팅, 건축설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로컬벤처기업 전문 지원그룹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강원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25년까지 로컬벤처기업을 350곳까지 확대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백창석 강원도 일자리국장은 “로컬벤처는 지역성에 기반을 둔 가치소비를 지향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