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다던' LG에 ‘집요함’ 입힌다

구광모 회장 "고객 니즈 집요하게 알아내야"

정기홍 승인 2020.09.22 16:18 의견 0

“지금이 고객에 대한 ‘집요함’으로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다”


불혹의 나이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40여명의 LG 최고경영진을 향해 ‘집요함’을 화두로 던졌다. 구 회장은 22일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더 심각해지고, 어려움은 상당기간 지속될 걸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말했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개인화 트렌드가 니치(Niche·틈새)를 넘어 전체 시장에서도 빠르게 보편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을 받기 어렵다”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요구했다. 

 

LG는 창업 이래 정도경영과 인화를 중시하면서, 조직이 치열한 시장만큼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LG 최고경영진들은 이 날 비대면 화상회의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향도 논의했다. 지난 해까지는 경기도 광주의 LG인화원에서 하루종일 사장단 워크숍을 진행했었다.


최고경영진들은 또 LG경제연구원으로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공유했다. 주요 의제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고객가치, 포스트코로나 대응 방안 등이었다.

 

LG경제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길어짐에 따라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보호주의 확산과 탈세계화 가속화,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이동과 교역의 제약이 수요 재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앞으로 홈(Home), 건강·위생, 비대면·원격, 친환경 등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고경영진들은 좋은 제품 만드는 경쟁을 넘어 고객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를 위해 구매하기 전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후 서비스에 이르는 단계별 고객 접점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각 과정을 개선하기로 했다.

 

DX 가속화와 관련, 사용 패턴과 고객 만족도 등의 빅데이터를 제품 디자인과 상품기획, 그리고 마케팅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는 LG전자의 적용 사례 등을 살펴봤다.

 

LG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계열사의 20여개 조직에서 선정한 40여개의 세부 DX 과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성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또는 DX)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소유 중인 하드웨어 사용을 줄이는 반면 구글문서 등 구독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높이기 위해 새롭고, 빠르고, 자주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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