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AI에 베팅 시작했다

계열 분리 후 AI 전폭 투자 예고
3년간 2천억원 투입해 R&D 의욕

강동훈 승인 2020.12.12 19:23 | 최종 수정 2021.12.25 17:36 의견 0

LG그룹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사업 개발에 본격 투자에 나선다.

숙부인 구본준 LG 고문이 계열분리를 결정한 이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집중하면서 미래사업 투자 부문에서도 AI로 초점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내년엔 취임 4년차가 돼 구상했던 신사업에 속도를 낼 시점이기도 하다.

구 회장은 취임 초부터 AI 분야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 나아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위한 베팅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7일 그룹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LG AI Research)'을 LG경영개발원 산하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디지털 전환 전략 추진의 일환으로 최신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 난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전담하게 된다.

이 연구원은 향후 3년 간 2000여 억원이 투자될만큼 그룹에서 무게를 두고 만든 조직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투자에 참여한다.

구 회장은 AI 연구원 출범 축하 메시지를 통해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며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글로벌 AI의 중심으로 발전해 가도록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취임 때도 미래 먹거리 분야 중 AI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가능성을 확신하는 모양새다.

구 회장은 취임 첫 해인 지난 2018년 설립된 벤처투자 자회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벤처투자 펀드를 통해 AI분야 신기술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했다. 주로 로봇이나 모빌리티, AI 분야에 투자를 해왔다. 초기 출자금만 5000억 원 수준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R&D 거점을 확보하는데도 취임 초부터 속도를 냈다.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는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와 일본 도쿄에도 각각 신사업 발굴을 위한 R&D센터를 마련했다.

첫 작업으로 업계에서 첫 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 직책을 만들고 구글 브레인 출신인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했다. 세계적인 AI 석학인 이 교수는 AI연구원에서 원천기술 확보와 중장기 AI 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1977년생으로 40대 초반이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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