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대장 개발 '가점' 자산관리업체 필수···화천대유가 유일

정기홍 승인 2021.09.17 22:11 | 최종 수정 2021.12.18 20:34 의견 0

화천대유자산관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모에 참여한 3개의 컨소시엄 중 유일한 자산관리회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에서 자산관리회사에 가점 항목이 있어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라는 지적이다.

17일 성남시의회 이기인 의원이 확보한 성남도시개발공사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단계에서 자산관리회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성남의뜰이 유일했다.

이기인 의원

민간사업자 공모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3개의 컨소시엄은 ▲ 메리츠증권 컨소시엄(메르츠종합금융증권·외환은행) ▲ 성남의뜰 컨소시엄(하나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화천대유) ▲ 산업은행 컨소시엄(산업은행·부산은행·전북은행·대우증권)이었다.

2개의 컨소시엄은 은행과 증권사로만 구성됐다.

이 의원은 “자산관리회사 포함 여부가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모 구조였다”며 “성남의뜰이 선정된 과정은 누가 봐도 특정 회사를 내정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2015년 2월 13일 공표)에는 평가 항목으로 ‘자산관리회사 설립 운영계획’이 포함됐다.

사업 계획(650점)과 운영 계획(350점)으로 구분된 배점표에서 자산관리회사 부분은 운영 계획에서 상대평가 방식으로 총 20점이 배점됐다.

자산관리회사 설립 후 공모에 참여한 성남의뜰이 다른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평가 기준 이 외에 화천대유의 설립 시기도 논란이다.

화천대유는 민간사업자 공모 발표 일주일 전인 2015년 2월 6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공모 지침에 '자산관리회사의 경우에는 공모 공고일 이후에 설립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업 신청자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다른 경쟁사는 공모일까지 시간이 촉박해 자산관리회사를 만들거나 전문가를 영입하기 쉽지 않았을 수 있다”며 “반면 성남의뜰은 사전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준비’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3개 컨소시엄은 2015년 3월 26일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다음날인 27일에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조 1500억원 규모의 개발 사업을 책임질 민간사업자의 심사 과정이 하루 만에 끝났다.

심사 위원들도 대부분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이었다. 절대평가(내부 평가)에 참여한 평가위원 4명은 개발사업본부장·투자사업팀장·개발사업처장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2명은 5명이 심사를 하는 2차 상대평가(외부 평가)에도 들어간 것으로 밝혀져 '셀프 심사'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화천대유 관계자는 “당시에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가 나온다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법인이 자산관리회사가 필요한 건 당연하기에 미리 준비를 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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