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도쿄선수촌 ‘이순신 현수막’ 결국 철거

강동훈 승인 2021.07.17 10:48 | 최종 수정 2021.12.10 04:13 의견 0

대한체육회가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 내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내건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 인용 현수막을 철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이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4일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에 이순신 장군의 어록을 인용한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라고 선조에게 상소를 보낸 것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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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는 "체육회 관계자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한 것으로 도쿄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을 향해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담긴 문구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구가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 "선수촌 관리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도쿄 대회의 모든 참가자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IOC 관계자가 같은날 한국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수막의 철거를 요청했다. IOC는 서신으로도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가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음에 따라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내왔다.


16일 일부 우익단체가 선수촌 인근에서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문구를 트집 잡으며 욱일기를 들고 항의하는 모습도 발생했다.


체육회는 IOC에 응원 현수막 문구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그동안 일부 경기장에서 등장한 욱일기 응원에 대해 강력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이번 올림픽에서도 욱일기 응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 요청했다.


IOC는 모든 올림픽 베뉴 내 욱일기 사용에 대해 올림픽 헌장 50조 2항을 적용해 판단하기로 약속했다. 올림픽 헌장 50조에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든 올림픽 기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명시돼 있다.


대한체육회는 IOC의 요구에따라 한국선수단 숙소의 응원 현수막을 철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체육회는 “이번 협의에 따라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논쟁을 제기하지 않고, IOC는 모든 올림픽 베뉴에서 욱일기 전시 등을 금지해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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