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설아 기자의 人사이트 :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학기술혁신처 한정길 처장

류설아 승인 2018.02.20 08:35 의견 0

“나는 판교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사랑한다는 것이 이상한가요?(웃음) 그만큼 판교와 판교입주기업 모두 잘 됐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내 역할은 입주 기업의 도우미라고 생각해요. 그동안의 모든 경험을 살려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고, 다른 테크노밸리에도 전수하고 싶어요.”
 

 
                                           류설아 기자의 人사이트

                           "수 십 년 공무원 서비스 정신 토대로 기업 현장에 도움 주고파!"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학기술혁신처 한정길 처장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한정길 과학기술혁신처 처장 겸 4차산업선도본부 본부장은 판교테크노밸리에 대한 질문에는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애정을 표현했다. 한정길 처장은 지난 2016년 공직에서 퇴직한 이후,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부임했다.

“‘관피아’라며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공무원은 주민을 대상으로 한 ‘행정서비스업’이고 공공기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기업을 위한 지원 서비스업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보면 같은 것을 추구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인생 1막에서 해소하지 못한 갈증과 2막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어서 후회는 없다.



그는 40여 년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도내 한 지자체의 부시장으로 정년퇴임하는 길 대신 주변의 부정적 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판교테크노밸리를 지원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한정길 처장은 어떤 목마름으로, 판교에서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질문에 판교 내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캠퍼스’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스타트업캠퍼스는 4차 산업혁명과 공유경제 시대의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 일자리 혁신을 목표로 지난 2016년 문을 열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가 함께하는 민관협력사업으로 예비창업자(기업)와 초기 창업가(기업) 등의 성장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다. 최근 1년 운영 결과 창업교육 수료생 363명 배출, 공공 및 창작 프로젝트 166건 발굴, 기업 인큐베이팅 토대로 투자유치 12억 6천만 원, 고용창출 96명 등의 성과를 올리며 주목받는 곳이다. 현재 입주기업은 24개로, 올해 4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처장이 스타트업캠퍼스를 화두에 꺼낸 것은 이것이 그의 공무원 생활 중 이룬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이다.



“우연찮게 도청에서도 기업 지원 업무를 많이 맡았다. 특히 스타트업캠퍼스는 내가 기획하고, 만들고, 준공하고, 오픈까지 오롯이 전 과정을 함께한 ‘작품’이다. 본래 지금의 창업(지원)공간이 아니라 연구시설로 계획됐었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의 창업을 많이 이끌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경기도지사를 독대하면서까지 끝까지 설득해 공간 기능을 완전히 바꿨다. 창업교육까지 진행 가능한 민간운영단체를 모집하는 것까지 완성, 시대 조류에 맞춰 잘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구성했다고 자부한다.”

이처럼 자신의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그는 갈증을 느꼈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됐다. 수십 년 동안 행정업무를 보면서 현장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데 갈증을 느끼면서 현장과 깊이 소통하고 싶었고 이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이끄는 인생 2막을 계획한 것이다.



이에 지난 한 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또 하나의 ‘인생작 만들기’에 주력했다. 연간 40억 원의 정부 자금을 투입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클러스터 사업부터 로봇 진흥 사업, 3D 프린트센터 운용, 미래네트워크망 사업(5G 구현) 등이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냉각기를 겪었던 시기에는 8개 기업을 선발해서 과감하게 중국 투자 유치에 뛰어들어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8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인 5개 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과 교류 중이며 실제로 지원받은 기업도 있다. 또 소프트웨어 기반 스타트업을 지원, 현재 180평 규모의 인큐베이팅 공간에 22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메모용 프린터를 출시해 인기를 얻은 기업 ‘망고슬레브’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에서 일 년 케어 받은 후 성장해 근무 인원과 매출 모두 매우 증가한 상황에서 이사를 갔는데,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 기업이다. 개인적으로 4차 산업 혁명은 이미 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구슬을 어떻게 꿰어서 산업에 녹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경기도의 인적, 물적, 재정적 자원을 잘 버무려 산업과 기업 현장에 잘 녹여내는 손발이 되어야 한다.”



이에 한 처장은 올해 새로운 사업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전문 인력 양성과 테스트베드를 운용하는 이른바 ‘블록체인 캠퍼스’ 사업과 지역 의료계 전문 기관과 협력해 AI 기반의 신약 개발 및 의료정보 플랫폼 구축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중 블록체인 1년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미세먼지와 교통 등 각종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해소하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핵가톤(Hackathon) 대회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디서도 해보지 않은 시도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중”이라는 한 처장의 인생 2막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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