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과실에 주로 포함된 색소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은 면역력 성분이다. 가지나 블루베리, 서리태와 같이 진한 보라색을 띠는 농식품에 풍부하다. 강력한 항산화제로 세포노화 방지, 항암 작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겨울철은 기온이 낮아져 체온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성도 높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안토시아닌이 함유된 진보라색 식재료 8가지를 추천했다.
▶ 보라색 채소 대표 주자 '가지'
가지는 여름이 제철이지만 요즘에는 비닐하우스 재배로 사계절 맛볼 수 있다. 껍질이 보라색을 띠는 이유는 안토시아닌 계열의 ‘나스닌’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나스닌은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해 항암 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수분과 칼륨이 많아 체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된다.
가지는 보랏빛이 짙고 선명하면서 윤기가 나는 것, 굵기가 고르고 탄력이 있는 것이 신선하다. 나스닌은 껍질에 주로 들어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 껍질째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가지는 8도 이하에서 속살이 변색하므로 실온에 보관하기를 권하고, 장기 저장하려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잘 말려두는 것을 추천한다.
▶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은 '적양파'
양파는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 혈관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퀘르세틴이 풍부하다. 인슐린 작용을 촉진해 혈당 조절을 돕는 무기질인 크롬, 혈압을 낮추는 알리신이 있어 혈관 질환에 좋다.그 중 적양파는 ‘컬러 푸드’가 유행함에 따라 더 주목받는 채소다. 일반 양파와 성분은 거의 같지만 안토시아닌과 퀘르세틴 함량이 더 높다.
적양파는 일반 양파보다 매운맛과 냄새가 덜하다. 일반 양파처럼 볶아 먹어도 영양학적으로 손색이 없지만, 볶을수록 색이 어두워져 예쁜 색감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적양파는 샐러드, 샌드위치, 초절임 등 대부분 색감이 잘 드러나는 요리법에 활용한다.
▶ 고기와 함께 먹으면 천생연분 '적상추'
고기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단짝, 적상추는 하우스 재배로 연중 접할 수 있는 채소다. 적상추 속 풍부한 수분과 비타민A가 세포 재생을 도와 거칠어진 피부를 회복시키고 여드름 피부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엽록소의 일종인 클로로필 성분이 풍부한 청상추에 비해 적상추에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피부 노화 예방을 돕는다.
또 ‘상추를 먹으면 졸리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상추에 신경 진정 작용을 하는 락투카리움 성분이 함유돼 있어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상추는 육류에 부족한 비타민과 섬유질을 보충해주고 소화 작용과 구취 제거에 도움을 줘 육식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다.
상추는 보관 기간이 길지 않아 바로 소비하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버린다. 시든 상추를 되살리려면 5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1분 정도 담갔다 건지는 방법이 좋다.
▶ 펙틴과 식이섬유 보고 ‘자두’
자두의 어원을 보면 그 모양이 복숭아와 닮아 자도(보라색 복숭아, 紫桃)라 불리다가 자두가 됐다고 한다.자두에는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등의 항산화 성분과 비타민C가 풍부해 노화 예방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안토시아닌은 자두 껍질에 더 많이 함유돼 있어 껍질째 먹는 게 건강에 더 낫다.
펙틴이라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변비 해소에 좋다. 많이 먹으면 복통,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자두는 쉽게 물러져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다. 덜 익은 자두는 상온에서 후숙하면 맛이 든다. 자두를 냉장 보관할 때는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신문지나 종이행주로 싸뒀다가 1주일안에 먹는 게 좋다.
▶ 서리가 내린 후 수확하는 ‘서리태’검정콩의 일종인 서리태는 작물의 생육기간이 길어 5~6월에 심어 10월 이후 서리가 내린 다음에 수확한다. 그래서 서리태라 부른다. 서리태 속의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을 활성화해 노화 방지와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며,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은 항암 및 항산화 효과가 높다.
서리태는 다른 콩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아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콩밥이나 선식, 콩국수, 두유, 두부 등에 활용해도 좋고 청국장을 만들어 먹어도 맛과 영양이 훌륭하다.
콩류는 습기를 잘 흡수해 빨리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장기간 보관하려면 햇볕에 충분히 말려 수분기를 날린 뒤 냉동 보관하거나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요리에 활용할 때는 5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 뒤 사용한다.▶ 백미보다 영양 풍부한 ‘흑미’
9~10월이 제철인 흑미는 눈을 밝게 하고 빈혈 예방이나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고 해 중국 황실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차와 술, 식혜, 국수, 과자, 떡 등에 활용된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함량이 높으며 현미로 도정해 씨눈이 남아 있는 만큼 기타 영양 측면에서도 백미보다 우수하다. 비타민B를 비롯해 철과 아연, 셀레늄 등의 무기염류가 백미보다 5배 이상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미를 살때 윤기가 흐르고 낟알이 부서지지 않은 것을 고른다. 흑미밥을 만들 때는 백미의 10% 정도만 섞어도 검은색이 충분히 우러난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섭취할 때 꼭꼭 씹어 먹는 게 좋다. 소화가 잘되지 않아 변으로 그대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탁월한 기력 보강제 ‘복분자’
복분자(覆盆子)를 한자로 풀어쓰면 ‘요강을 뒤엎는다’라는 뜻이다. 따라서 뛰어난 기력 보강제로 유명하다.안토시아닌, 비타민C, 타닌이 많이 들어 있으며 피로 해소, 동맥경화 예방, 면역력 향상, 활성산소 억제에 효능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열매가 초록색에서 빨간색, 검은색으로 익어가는 복분자는 검은색인 완숙 열매일수록 안토시아닌이 풍부하다. 늦게 수확할수록 열매가 금방 땅에 떨어지거나 썩어버리므로 6~8월에 약 보름 동안 수확한다.
이렇듯 1년 중 수확 기간이 보름에 불과하다 보니 일반 소비자가 생복분자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술과 즙, 잼, 떡, 식초 등 각종 가공식품으로 쉽게 만날 수 있다.
생복분자를 장기 보관하려면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하고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담아 냉동 보관하면 된다.
▶ 당분 풍부한 과일 여왕 ‘포도’포도는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해 ‘과일의 여왕’이라 부른다. 포도에는 당분이 많아 피로 해소에 좋고 각종 비타민과 칼슘, 철분,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포도의 겉면에 먼지처럼 묻어 있는 하얀 가루는 잘 익은 포도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과분이다. 많은 이가 이 과분을 농약으로 오해한다. 과분은 포도 겉면에 골고루 얇게 분포하는 데 비해 농약은 흰 약품이 얼룩덜룩 불규칙하게 묻는다는 차이가 있다.
포도는 보라색 껍질과 씨에도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 풍부하므로 가능하면 깨끗이 씻어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깨끗이 씻으려면 식용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약간 푼 물에 5분 정도 담갔다 살살 흔들며 씻은 뒤 깨끗한 물로 헹구는 방법이 좋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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