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혈전증 부작용 30대男 첫 사망…연령 제한 논란 불가피

강하늘 승인 2021.06.16 20:39 | 최종 수정 2021.12.10 05:45 의견 0

국내에서 30대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희귀 혈전증’ 부작용을 진단받고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사망자는 지난달 AZ 잔여 백신을 접종 받았고, 국내에서 두번째로 확인된 희귀 혈전증 사례였다.

국내에서는 백신 접종을 30세 미만에만 제한했으나 부작용이 모두 30대 남성에게서 발생하고, 사망자도 발생해 현행 연령 제한 정책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국내에서 두번째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을 진단받은 환자가 이날 오후 2시10분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확인된 기저질환이 없었던 30대 초반 남성으로, 지난달 27일 AZ 잔여백신을 접종했다. 접종 9일 뒤인 지난 5일 심한 두통과 구토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이어 지난 8일 증상이 악화하고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상급병원을 찾은 뒤 뇌 영상 검사에서 혈전과 혈소판 감소, 뇌출혈 등이 확인됐다.

이 환자는 이후 중환자실에서 문제의 부작용 관련 치료를 받았고, 15일 백신 부작용으로 등재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발생했다는 최종 진단이 내려져 이튿날 사망했다. 직접 사인은 뇌출혈이다.

추진단은 “절차상 피해조사반 최종 심의는 필요하지만 현재까지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며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접종 이후 이상반응 발생과 사망까지의 경과를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하여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 사례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달 31일이다. 이 환자 역시 30대 초반 남성으로, 그는 지난 4월 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로 AZ 백신을 접종한 뒤 뇌정맥혈전증과 뇌출혈, 혈소판 감소 등을 진단받았다.

추진단은 지난 13일까지 30대에게 접종한 AZ 백신 건수가 약 57만건인 것으로 집계했다.

박영준 추진단 이상반응조사팀장은 “(발생률이) 처음 유럽에서는 100만명당 3~4명이 나온다고 했고, 그 이후 10만명당 1∼2명으로 보고되는 국가들이 있다”며 “국내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도 있겠지만 아직 (발생률이)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AZ 백신은 30세 미만에만 접종을 제한하고 있다. 20대는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이득보다 부작용 위험이 더 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다른 나라에서는 AZ 백신의 접종 연령 제한을 상향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60세 미만에 대해 접종을 중단했다. 이탈리아는 1차로 AZ 백신을 접종한 60세 미만에 대해 다른 백신으로 교차 접종을 승인했다. 영국도 지난 5월 연령 제한을 30세 미만에서 40세 미만으로 상향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는 자국민에게 AZ 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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