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설아 기자의 인 사이트 : 델리에프에스 신무현 대표 - 더불어 사는 사회 구현

류설아 승인 2018.01.31 11:50 의견 0

많은 경제학자가 꼬집는 국내 노동계 근본적인 문제는 근로자를 대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보는 인식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업 당시부터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직원에게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제공하고 나아가 기업을 둘러싼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도록 공헌 활동을 실천해 온 CEO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전국적인 구내식당 운영망을 갖춘 ‘델리에프에스’ 신무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류설아 기자의 인 사이트

‘사람 존중’ 경영 철학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 구현
400여 명 전 직원 정규직 채용 눈길…한결같은 나눔 활동 독보적
델리에프에스 신무현 대표 



“미국 서부로 금 캐러 가는 사람이 몰릴 때 진짜 돈 번 사람은 청바지 회사와 요식업을 한 사람들이었다고 하더라. 성공하는 방법에는 단명 가능성이 있지만 트렌드를 분석해 경쟁에서 크게 성공하는 것과 크진 않더라도 기술을 토대로 안정적으로 오래 성장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먹는 사업’이 큰돈은 벌지 못해도 트렌드가 크게 바뀌지 않고 오래할 수 있는 분야여서 뛰어들었다.”

신무현 델리에프에스 대표는 1998년 구내식당 전문 운영 업체를 창업했다. 국내 대표급 식품 기업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기획실장까지 맡았던 중역의 창업이라는 갑작스러운 선택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IMF로 부도 사태에 직면하기 훨씬 전, 회사를 통해 다녀온 일본 연수다. 80년대 공장에서 밥을 짓는 것도 신기한데 회사 식당인지 외식 업체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한 일본의 구내식당 업계에 충격을 받았다고. 이에 그는 식품업계에 다가올 변화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새긴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대기업 식품 그룹 외식 본부장 기획실장으로 활동할 90년대 들어 국내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체들이 외국회사에 엄청난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을 보면서 수천 억 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순수 국내 브랜드로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소명이었다.

신 대표는 식품업계 대기업의 종사자로서 실현하고 싶었던 두 가지 사업 방침을 회사 부도와 함께 창업으로 직접 구현하고자 나섰다. 오래된 뜻에서 싹 튼 창업이지만, 그 시작이 평탄치만은 않았다. 당시 부도난 기업의 기획실장이었던 그는 회사로 몰려온 채권자에게 믿음과 시간을 구해야만 했다.

“채권자를 모아 놓고 ‘돈을 다 갚아줄 테니 3년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집을 팔아 그 돈을 회사에 넣었다. 이런 나를 따라가겠다는 직원이 10여 명이었다. 무모한 나를 믿고 기다려 준 채권자와 창업 당시 따라와 함께해 온 직원 20여 명이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돈을 떼이지 않은 채권자들은 인테리어를 비롯해 회사 운영에 여러 부분에서 무료로 도움을 줬고, 직원들은 경력이 쌓이면 더 좋은 직장으로 떠나는 대신 한 마음으로 델리 FS 성장에 힘을 보탰다. 신 대표가 델리에프에스의 성공 배경의 가장 큰 힘으로 꼽는 것은 바로 이 ‘사람들’에 있다.

그들의 존재는 안정적인 성공을 추구한다는 신 대표를 뛰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하루빨리 보답하기 위해 치열한 현장에 뛰어 들었다. 40대에 20대가 대부분인 대학교의 식품영양과에 입학한 것이 한 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기업 운영의 훌륭한 밑거름이 되었을 터. 동시에 당시 함께 공부한 20대 학생들을 델리에프에스의 영양사로 섭외하는 등 인재 채용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신 대표는 또 새로운 급식업계 주자로서 서울과 경기도에 위치한 400여 곳 학교에 자기소개서와 제안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젊고 공격적인 신 대표의 ‘우편 마케팅’에 서울과 용인 소재 학교 2곳에서 연락이 왔고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부족한 자본금을 확보하고자 대기업 재직 시절 쌓은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활용해 ‘대타 발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고군분투했다. 

그렇게 델리에프에스를 국내 유명 급식업체로 성장시켰다. 현재 델리에프에스는 단체급식, 외식사업, 카페사업, 급식 컨설팅 등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은 물론, 직원도 4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모든 대기업이 급식을 하기 시작하니 초창기 틈새시장이었던 급식업계가 어느새 레드오션이 돼 있었다. 이에 1기업 1식당이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아파트형 기업 공장 단지를 겨냥해 100기업 1식당을 추진했다. 이때 단순히 메뉴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었다. 이 3가지 경쟁력 포인트를 만들었다.”

신무현 대표가 경험에서 길어 올린 성장하기 위한 기업 운영 원칙도 남다르다. 일단 ‘부도난 대기업 출신’으로서 부채와 이자를 줄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금융기관의 부채와 현금 자본의 균형을 고려해  모든 식재료를 현금으로 구매하면서 원가경쟁력을 높였다.



“부채를 감수하고서 사업확장을 하겠다는 나 때문에 근무하는 직원 전체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적게 벌어도 직원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 대표의 소신은 두 번째 경영 원칙에서 더욱 빛난다. 그는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등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직원이 자주 바뀌면 인수인계와 새로 온 직원이 적응하면서 실수하는 것까지 더 큰 비용이 소요된다. 바꿔 말하면 직원이 바뀌지 않아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결국, 사람이 안 바뀌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체제가 궁극적으로 기업 발전에 효과적이고, 이를 실현한 것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본다.”
 

 

 델리에프에스가 여타 급식업체와 또 다른 차별지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식수가 적은 기업이라도 해당 회사의 직원에게 3~4가지의 메뉴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급식업계 중소기업 중 최초로 메뉴 연구소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고객 성향을 분석해 선택이 지루하지 않도록 메뉴를 기획한다.

“저가의 메뉴를 많이 제공하는 것, 고가의 메뉴를 구성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대기업이 훨씬 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식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업장에도 잘하는 것이다. 한 끼의 식사도 선택할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본다.”

이처럼 다른 기업 근로자의 선택할 권리까지 존중하며 사람을 최우선에 둔 신 대표의 경영 철학은 델리 FS가 꾸준히 실천해 온 ‘나눔 경영’에서도 드러난다. 

델리에프에스는 양수리의 농특산물을 구매하고 봉사활동을 나가는 등 15년째 1사1촌으로 맺은 관계를 유지하고, 뉴스를 통해 접한 한국청소년재단을 찾아가 18년째 후원하고 있다. 판교의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을 돕기 위해 앤젤 투자 조합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경영 수익 3분의 1을 투입해 10여 가지가 넘는 사회 환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그 결과 신 대표와 델리 FS는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등의 공을 인정받아 서울시장상,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우리 회사가 잘되려면 사회에 필요한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필요로 하고, 칭찬하는 기업이 되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사회를 통해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으로서 당연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신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한 기업으로 인정해 헌법에 따라 표창과 훈장 받은’ 소식을 전하며 환히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돈을 더 버는 회사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의 지난 시간이 ‘듣기에만 좋은 꿈'이 아님을 증명하기에, 더 행복하게 만드는 소망이다. 



★ 신무현 델리에프에스가 전하는 창업 팁

「창업을 하려면 하고 싶은 업종에 최소 3~5년은 직접 배우고 실제로 해봐야, 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판단이 서면 갑으로 살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을로 살아온 사람이 창업하면서 종업원을 고용하고 갑이 되는데, 갑으로 사는 기준이 없이 살면 을을 원망하고 미워하며 그 모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스로 갑으로서 사는 교육을 받자. 마지막으로 절대 돈을 빌려선 안 된다. 자신이 모은 자본 규모에서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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