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 명의대여 약국 전액환수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발의

환수규정 미비로 올 1분기에만 396억 환수 불능

강하늘 승인 2021.05.04 09:53 의견 0

사무장병원, 명의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기관에 지급된 보험급여비용 전액 환수를 위한 건강보험법 개정이 추진된다.
  
정춘숙 의원(경기 용인시병)은 지난 3일 사무장병원, 명의대여약국 등 불법개설기관에 지급된 보험급여비용의 전액을 환수하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의약수사팀이 불법 개설 혐의를 받는 약국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현행법에 따르면,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개설한 이른바 사무장병원이나 약국 개설자격이 없는 자가 개설한 명의대여약국에서,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해당 보험급여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하게 되어 있다(법 제57조제1항). 그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무장병원, 명의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기관에 지급된 보험급여비용 전액에 대해 환수결정을 내렸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불법개설 기관 보험급여비용 환수규정의 ‘전부 또는 일부’ 문구를 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불법개설 기관에 대한 징수를 ‘재량 행위’로 보고, ‘일부 징수’가 가능함에도 전액을 징수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며 전액 징수 불가 판결(대법원 2020.6.4.선고, 2015두39996판결)을 내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해당 판결에 따라 지난 1월 5일부터 불법개설 기관에 지급된 보험급여비용 일부를 감액·조정하고 있다. 정 의원이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불법개설 요양기관 환수결정액 감액·조정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2982억 원이었던 당초 전체 환수결정액이 2586억 원으로 감액·조정됐다.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은 불법개설 기관이기 때문에 보험급여 비용을 전액 환수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전부 또는 일부’ 환수토록 한 미비한 규정 탓에 대법원 판결이 적용된 올해 1분기부터 총 396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법률안을 발의하며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기관 환수 규정의 미비로 건강보험 재정에 큰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불법개설기관 전액 환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불법개설기관이 근절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플랫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