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검' 여론 조작, 광고 논란 빚더니 결국엔…

포털 '다음'은 지난해 폐지

강동훈 승인 2021.02.05 00:03 | 최종 수정 2022.01.02 02:58 의견 0

여론 조작과 광고 논란 등을 빚었던 네이버의 '실시간 이슈 검색어' 서비스가 오는 25일 폐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이달 25일 중단하기로 최근 내부 결정했다. 지난 2005년 5월 '네이버 실시간 검색 순위'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은 일정 시간 동안 네이버 검색창으로 입력되는 검색어를 분석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네이버가 최대 검색 포털로 자리 잡으면서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지금 이 순간 어떤 일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해왔다. 네이버가 1등 포털이 된 데는 실시간 검색 공이 컸다.

하지만 신뢰성 논란 등으로 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 의혹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김동원(필명 드루킹)이 지난 2016년부터 1년간 매크로(여러 댓글이나 추천 등을 한꺼번에 입력할 수 있는 기능)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사용, 댓글을 조작해 실시간 검색어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드루킹'은 유죄(3년 6개월)를 선고받아 복역 중이고 김경수 경남지사도 '공범 혐의'로 항소심(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과정에서 찬반 양측이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놓고 세력 대결을 벌이면서 '이용자 관심의 흐름 반영'이라는 애초 목적에서 멀어도 너무 먼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심하게는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극단 부류들의 소굴이라는 탄식까지 나왔다.

이와는 별개로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광고성 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방문자가 적은 밤이면 상품이나 서비스 홍보성 글이 순식간에 올랐다가 사라지곤 했다.

네이버는 이와 관련,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검색어를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도록 개편하고, 선거 기간에는 아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개편을 통해 논란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용자가 선호하는 글만을 선택해 노출해 주면서 이념의 극단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 거리가 한두개가 아니었지만 네이버는 오랫동안 이를 무시해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돈벌이 수단'이란 지적도 강하게 나왔었다. 결국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만시지탄의 판단'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네이버의 관계자는 "더 이상 네이버가 의제 설정을 담당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차트 폐지를 계기로 정보 포털보다 쇼핑·데이터·기술 플랫폼 역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폐해 논란이 증폭되자 지난해 2월 다음의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했다. [플랫폼뉴스 강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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