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눈) 레터] 가을 편지

정기홍 승인 2021.09.04 18:35 의견 0

9월 첫 주말인 4일 전국의 하늘은 너무나도 맑았습니다. 오랜만에 본 높고 파란 하늘이었습니다. 날씨도 선선해 전국의 해변과 산, 관광지에는 이를 즐기려는 방문객들로 북적댔다는 기사들이 나오네요.

 

주요 해변에는 가족·연인 나들이객이 찾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거나 백사장을 걸으며 가는 여름을 아쉬워했고. 유명산에는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줄이어 찾아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랬다고도 하고요. 사진들을 보니 마스크는 어느 분이나 잘 쓰고 다녔습니다.

 

가을을 맞는 마음은 SNS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가을의 레터를 몇개 싣습니다. 

 

▲ 지난 8월 중순 지인이 보낸 카톡 레터.

 

올 여름은 역대급 폭염에 내내 고생했지만 이런 여름일수록 돌아서는 여름이 참 아쉽습니다. 그래도 작열했던 한여름이 사는 맛이 났다면서...아래 사진은 벌써 토실토실한 알밤 사진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무심으로 보낸 도시의 일상이 아쉽다면 잠시 눈 호강을 시켜주시지요.  

 

▲ 8월말 또다른 지인이 카톡으로 보낸 편지,

 

다음 역은 가을역이란 문구가 괜시리 와닿네요.

 
▲ 60대 후반의 인생선배가 보낸 가을역 레터.


추석(21일)을 앞두고 주말인 오늘 조상 묘를 찾아 마지막 벌초를 하거나 선조에게 예를 올리는 성묘객도 많았다고 합니다. 산소 벌초는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처서 이후에 한다고 합니다. 추석 보름 전에 벌초를 끝내야 한다는 풍습도 있다네요. 이걸 믿는다면 내일까지가 마지노선. 대부분 요즘엔 이런 것 개의치 않지요. 

 

▲ 가을 하늘의 전형 레터.

 

이것 말고도 가을 메시지를 전한 카톡 레터를 몇개 더 받았습니다. 가을이 바짝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가을은 왔습니다. 자칫 날씨의 변화로 인한 허전함에 우울감도 와닿을 수 있습니다. 이 무렵에 누구에게나 오는 작은 증상이라고 합니다. 이글거리던 태양과 함께하던 폭염의 뒤끝! 황홀한 축제 뒤의 허전함! 종일 북적대던 학교운동회가 끝난 늦은 오후 텅빈 운동장! 같은 것.

 

일상이 너무 여유롭고 풍족해도 허전함과 허무함 등으로 우울증이 잘 달라붙는답니다. 한강변 아파트에 사는 여성들의 우울증 증세가 더하다는 말도 있지요. 덧없이 흐르는 강물을 인생길에 비유해 그렇답니다. 지금은 아파트 값 오른 재미에 별게 아니라고요? 농촌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익어가는 들녘과 언덕 위의 오곡을 바라보는 농부들의 마음은 요즘 되레 풍성합니다. 보름만 있으면 우리의 '천하 명절' 추석입니다. [플랫폼뉴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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