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주사는 한 번만…빛으로 항암 치료하는 기술 개발

한 번의 주사와 반복 광치료로 부작용 없이 항암치료
암 표적성 단일성분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개발

강하늘 승인 2020.12.10 15:59 | 최종 수정 2022.01.04 14:21 의견 0

국내 연구진이 항암치료의 고통을 덜면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치료 후 부작용까지 최소화할 광(光)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10일 테라그노시스연구센터(KU-KIST 융합대학원) 김세훈 센터장 연구팀이 서울대 이윤식 교수, 고려대 안동준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단 한 번의 주사와 반복적인 광치료로 부작용 없이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암 표적성 광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암 표적성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를 동물실험에 적용한 상황을 그린 모식도. 단 한 번의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주사와 반복적인 광치료로 암을 완벽하게 치료했다.

빛을 이용한 광치료 기술은 우리 몸에 광(光) 민감제를 넣어 레이저를 쏴 암 세포만을 죽이는 기술이다. 암세포 주변 조직에 피해가 불가피한 방사선 치료나 일반 화학요법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어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광민감제는 1회 사용만 가능해 반복 치료를 위해서는 시술할 때마다 광민감제를 투여해야 하고, 치료 후 남아있는 광민감제가 피부나 눈에 축적돼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치료 후 환자에게 일정 기간 햇빛이나 실내조명으로부터 격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광민감제란 의학 치료에서 인체에 투여한 뒤 레이저 광선을 쏘면 체내 산소와 결합해 세포 파괴 물질을 만드는 물질이다.

이로 인해 치료를 받는 환자는 매번 주삿바늘의 아픔과 격리 생활이라는 또 다른 불편함을 겪어야만 했다. 최근에는 암 조직 내에서만 광치료 효능이 활성화되는 광민감제가 개발되고 있으나 여전히 독성이 있고, 시술할 때마다 주사해야 하는 문제점은 남아있었다.

KIST 김세훈 박사팀은 광의학 치료기술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표적하며 특정한 질서를 갖고 뭉쳐 스스로 조립되는 펩타이드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암 조직을 선택적으로 투과 및 표적화할 수 있는 고리형 펩타이드(iRGD, internalizing RGD peptide)를 골격으로 하고 광민감제와 빛에 대한 활성을 조절하는 소광제를 적절히 설계해 암 조직 내에서만 광치료 효능이 활성화되는 펩타이드 기반의 광민감제를 개발했다.

펩타이드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아미노산 중합체로, 단백질보다 작은 단위이며 아미노산의 서열에 따라서 여러 가지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개발된 광민감제는 생체에 주사하면 체온에 의해 활성화돼 연구팀이 설계한 초분자 배열로 뭉쳐 암세포 주변에 저장된 후 암세포를 표적으로 장기간 천천히 방출돼 암세포에 자리 잡는다. 이후 광치료를 시술하면 정상 세포는 파괴하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치료제를 종양이 이식된 생쥐에 적용한 결과, 암 조직 주변에 단 한 번 주사로 종양 주변에 저장된 광민감제가 장기간(2~4주) 지속 방출돼 종양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광 노출에도 암 주변 조직 및 주요 장기가 파괴되는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반복적인 시술을 통해 암 조직이 완벽히 제거됨을 확인했다.

KIST 김세훈 센터장은 “생체 내에 주사하면 추가적인 보조제 없이도 초분자 자기조립을 통해 저장고를 형성하는 암 표적성 펩타이드 광치료제를 개발했다”며 “개발된 광치료제는 암 주변에 단 한 번 주사하는 것만으로도 독성 없이 장기간 반복적인 광치료를 통해 암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으며 단일 성분으로 제형이 단순해 향후 광의학 치료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치료제를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인체 대상 임상 시험을 위한 적절한 투여량을 찾아야 하며, 독성 실험을 위한 최적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등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 저널인 ‘ACS Nano’ (IF: 14.588, JCR 분야 상위 5.25%) 최신호에 게재됐다.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플랫폼뉴스 강하늘 기자]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광의학 치료기술은 광민감제를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시켜 빛을 암 조직에만 노출시킴으로써 선택적 암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방사선 치료나 화학적 요법보다 훨씬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 암 조직에 도입된 광민감제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받아 암 조직 내에서 독성을 가진 활성 산소를 발생시켜 암을 제거한다. 하지만 치료 후 소량의 활성화된 광민감제가 비특이적으로 피부나 눈에 축적되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 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기간 햇빛으로부터 격리되도록 권장받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광민감제 개발이 요구됨에 따라, 최근 광민감제가 암 조직 내에서만 광화학 특성이 활성화되는 광민감제가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특이적 광독성 문제가 남아있고, 장점으로 알려진 반복 치료는 광민감제의 일회성 성질 때문에 시술할 때마다 광민감제를 매번 투여하는 번거로움 뿐 아니라 환자에게는 주삿바늘의 아픔과 반복되는 격리 생활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암 조직을 선택적으로 투과 및 표적화할 수 있는 특성이 있는 고리형 펩타이드 (internalizing RGD peptide, iRGD)를 골격으로 광민감제와 소광제를 적절히 설계하여 암 조직 내에서만 광화학 특성이 활성화되는 펩타이드 기반의 Activatable 광민감제를 제조하였다. 뿐만 아니라 고리형 펩타이드의 자기조립 특성을 이용하여 추가적인 보조제 필요 없이 단일 성분의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만으로 생체 내 주사 시 서방형 광치료제 제형 (저장고) 을 간단하게 형성할 수 있었다. 서방형 제형안에 있는 펩타이드 기반의 Activatable 광민감제는 반복적인 광노출에 안정적으로 저장되고 장기간 일정하게 방출됨으로써 한 번의 주사로 반복적인 광의학 치료를 가능하게 하였다. 암 조직에 반복적인 광노출을 통해 암 조직이 완벽히 제거됨을 확인하였을 뿐 아니라 암 주변 조직 및 주요 장기에서 비특이적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한 번의 주사와 반복적인 광치료로 부작용 없이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암 표적성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를 개발하였다. 이는 암 환자의 치료 고통을 덜고, 치료 후 부작용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암 치료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켰기 때문에 향후 광의학 치료기술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 문답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광의학치료는 다른 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치료나 화학적 요법보다 부작용이 훨씬 적기 때문에 반복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비특이적으로 피부나 눈에 축적되기 때문에 환자는 치료 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기간 햇빛으로부터 격리되도록 권장받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광민감제가 암 조직 내에서만 광화학 특성이 활성화되는 Activatable 광민감제가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특이적 광독성 문제가 남아있고, 장점으로 알려진 반복 치료는 광민감제의 일회성 성질 때문에 시술할 때마다 광민감제를 매번 투여하는 번거로움 뿐 아니라 환자에게는 주삿바늘의 아픔과 반복되는 격리 생활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반복 치료를 위한 서방형 제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복잡한 고분자나 생체에 적합하지 않은 재료로 인한 다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의 광민감제가 암 조직 내에서만 광화학 특성이 활성화되는 Activatable 광민감제와는 달리 개발된 단일 성분의 초분자 펩타이드 광치료제 자체적으로 생체 내에서 서방형 제제 (저장고)를 간단하게 형성시킬 수 있다.

저장고 안에 있는 Activatable 광민감제는 반복적인 광노출에 안정적으로 저장되고, 장기간 일정하게 방출됨으로써 한 번의 주사로 반복적인 광의학치료를 가능하게 하였다.

암 조직에 반복적인 광노출을 통해 암 조직이 완벽히 제거됨을 확인하였을 뿐 아니라 암 주변 조직 및 주요 장기에서 비특이적 독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광민감제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서방형 제제 형성을 위한 추가적인 재료를 사용할 필요 없으므로 효율적인 광의학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암 치료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 시킬 것이고, 또한 암 환자의 치료 고통을 덜고, 치료 후 부작용과 격리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서방형 제제 형성을 위한 추가적인 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약물 제조의 효율성 및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과제: 동물실험에서 독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인체 대상 임상 시험을 위한 적절한 투여량을 찾고 독성 실험을 위한 최적화가 필요하다.

용어 설명

1. 광의학 치료기술 (Photodynamic/Photothermal therapy)

특정 파장대의 빛과 광민감제 (photosensitizer)를 암 조직의 내부로 전달한 다음, 외부의 빛을 이용하여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술. 특정 암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어 다른 방사선 치료나 화학적 요법보다 비교적 고통과 후유증이 없고,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세대 암 치료기술.

2. 광민감제 (photosensitizer)

광의학 치료에 사용되는 화합물로서 빛에 노출되지 않으면 세포독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다가 특정 레이저 광을 쬐면 독성을 가진 활성 산소를 발생시켜 세포독성을 나타낸다. 보통 암 치료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된다.

3. 펩타이드 (peptide)

아미노산의 중합체이다.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로 우리 몸속의 단백질보다 크기가 작은 것을 펩타이드라 부른다. 우리 몸속에서 합성되고 존재하기 때문에 독성이 없고 생체 적합성이 높다. 항체처럼 질병 표적과 잘 결합하여 의약품 제조에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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