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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는 우리사회 복지 패러다임이 자립지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신용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구제할 대안금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칭찬 어워즈’ 네번째 주인공은 양덕근 희망의 러브하우스 대표가 추천한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다. 양덕근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장이 소개했다.
이 대표를 만나기 전 더불어사는사람들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후기에 올린 한 대출이용자의 글이 눈에 띄었다. 기초생활수급비 지원일이 아직 많이 남은 막막한 상황에서, 더불어사는사람들의 대출이 생명을 이어 준 ‘산소호흡기’같은 역할을 해줬다는 내용이다.
경험해 본 사람이면 공감할 것이다. 돈을 빌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말하는 사람이나 부탁받는 이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돈을 빌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상황에서 무이자, 무담보, 무보증 조건의 대출은 사막의 오아시스나 마찬가지다.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금융소외계층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공덕역 경의선 숲길 한 카페에서 이창호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자신을 칭찬어워즈에 추천한 희망의러브하우스 양덕근 화장과의 인연을 먼저 꺼냈다. 2013년 아끼던 명함첩을 분실했었는 데, 그 명함첩을 습득해서 돌려준 분을 통해 양덕근 회장을 알게 됐다고. 그 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2011년 8월 창립된 더불어사는사람들은 2012년부터 대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문의 전화가 없어 대출을 해주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약정서 한 장만 받고 100만원 대출을 진행했다. 2012년 한 해 총 대출금액은 3000만 원이었다고.
지난 4월 한 달에만 3100만원의 대출금을 집행해 월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1900만원을 대출했고, 그 달 1600만원이 상환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높은 상환율이다.
착한 대출을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소개해 달라고 하자, 이 대표는 2년 전 60대 남성의 대출건을 들려줬다. 이 남성은 고시원에 거주하는 분인 데 상환도 잘했다고. 그런데 어느 날 연락이 두절됐었다. 잊고 있었는 데 그 분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 데 발신지가 구치소였다는 것. 사정이 생겨 돈을 갚을 방법이 없어 미안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10만원의 대출을 요청했다. 옥중대출인 셈이다. 그 분은 출소하고 나서 30만원을 바로 상환했다.
이외에도 목돈이 드는 틀니나 MRI촬영 등이 급히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더불어사는사람들은 2012년부터 비대면 대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의 대출인 것이다. 왜 ‘착한 대출’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복대출자는 1000명에 이르고 있다. 한 번 받고 안 받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에게는 추가 대출은 쉽다고. 이 대표는 상환을 못하는 사람들은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거나 성의문제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성실하게 갚는 사람은 계속 지원해준다는 게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원칙.
이 대표는 지난 1월 서민금융연구원(원장 조성목) 회원사인 한성저축은행(대표이사 오종민)과 협약을 맺어 이달부터 연리 3%대 300만원 대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사는사람들의 성실 상환자가 대상자다. 성실 상환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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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표는 부모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더불어 사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눔과 신용이 어우러진 협동사회를 꿈꾸고 있다. |
이 대표는 정부나 금융권이 신용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사는사람들만으로는 재원이 부족해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이 대표는 기업들이 어려우면 공적자금을 지원하듯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무상지원에는 선을 그었다. 우리 사회가 구호복지서 자립복지로 가야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 빌리는 사람은 갚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된다는 것.
이 대표는 부모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더불어 사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눔과 신용이 어우러진 협동사회를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대안 대출이 곳곳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비정규직이라도 핸드폰요금납부내역 등을 신용평가 점수로 부여해 소액대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정부나 금융당국도 길거리 사채 단속 보다 신용불량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복지도 서서히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부 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된다는 것. 이를 위해 전국 각 지역에 ‘착한대출’이 확산되기를 소망했다.
한편 ‘칭찬어워즈’는 플랫폼뉴스와 판교We포럼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중 캠페인으로 지역 공동체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 (글-사진: 강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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